지난주 기자는 오랜만에 심야 영화를 관람했다. 일요일 밤이라 그런지, 시소라는 제목이 생소해서인지 극장 안의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영화 ‘시소(See-Saw, 감독 고희영)’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개그맨 ‘이동우’와 근육병 장애로 몸을 쓸 수 없는 ‘임재신’, 이들의 인생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방송을 통해 동우의 사연을 알게 된 재신이 망막을 기증하겠다고 연락을 하면서부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둘은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 제주도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 살아온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지만 여행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진다. 다시 움직일 수 있다면 딸의 볼을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재신의 간절한 바람은 관객들의 가슴 속에도 전달되며 감동을 준다.
‘내게 남은 유일한 하나를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마음은 무엇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기자는 이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재신은 “내게 남은 5%를 이동우가 가진 95%와 합치면 100%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사실 망막을 이식해도 시력이 회복될 수 없는 병을 가진 동우는 망막 대신에 친구 재신을 통해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얻게 된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요즘의 현대인들에게 이들의 삶은 아직 우리 사회가 따뜻한 세상이란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준다. “우리 그저 같이 삽시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같이 살아가자는 동우의 말이 우리를 향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처럼 들린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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