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元圖), 두 글씨장이 이야기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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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元圖), 두 글씨장이 이야기 특별전
특집 [2016 한글날 특집] 한글 글꼴 개발의 근간이 된 두 장인의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 열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10.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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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없이 읽고 쓰는 바탕체, 고딕체와 같은 글꼴은 우리 삶 속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가 되었다. 그런데 이 한글 글꼴을 과연 누가, 어떻게 만들어서 오늘날 사용하게 되었을까?

인쇄기술과 함께 발달한 원도 활자의 뿌리

국립한글박물관(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은 10월 5일부터 11월 17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별관에서 ‘원도, 두 글씨장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국립한글박물관과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함께 주최한 전시회로, 광복 전후 컴퓨터가 도입되기 전 급격한 인쇄기술 변화에 적합한 한글 활자꼴을 끊임없이 개발한 두 장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제1부 ‘원도 활자’와 제2부 ‘두 글씨장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원도’란, 활자를 만들기 위해 글자 하나 하나를 사람이 손으로 그린 글자꼴의 씨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원도 활자는 1950년대에는 자모조각기로 만든 납 활자 시대, 1970년대는 마스터필름과 식자판을 거쳐 사진 활자 시대를 맞으며 인쇄기술과 함께 발전되어 왔다. 
전시회는 두 장인의 활약이 시대순으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최정호(1916~1988) 원도 설계자는 한글의 명조체와 고딕체의 원형을 만든 1세대 원도 설계자이며 동아출판사, 삼화인쇄, 금성출판사 등 민간 출판사 위주로 서체를 제공했다. 
 
글꼴에 담긴 장인정신 계승되어야 
 
최정순(1917~2016) 원도 설계자는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이 창간될 당시 활자를 제공하면서 가독성과 글자의 균형을 강조한 많은 글자들을 남겼다. 우리 눈에 익숙한 1950~70년 대의 국어 교과서도 그가 만든 서체로 구성된 책이다.  
여러 개의 모눈종이 위에는 자와 콤파스로 돌기, 비례, 각도 등을 계산하여 스케치를 하고 색을 채운 후 다시 수정 테이프로 고친 자국이 역력했다. 한 글자를 만들기 위해서 혼신을 다했던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우리가 가장 흔히 사용하는 본문용 디지털 글꼴은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한글박물관 유호선 학예연구관은 “오늘날 폰트 디자이너들이 소명감을 갖고 그들의 장인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발전시켜 대한민국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 글자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570회 한글날을 맞아 개최된 이번 특별전시회를 통해 글꼴의 뿌리를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한글의 문자적·시각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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