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나른함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읽은 책이 한 권 있다.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김혜남, 갤리온)라는 책이다.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 라는 익숙한 교훈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다른 책들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울림이 있는 책이었다. 특별한 지식이나 이론이 담겨져 있어서가 아니라 저자인 김혜남(58) 정신분석의와 동행 중인 까칠한 손님(?) 때문이다.
그녀는 2001년 파킨슨병 판정을 받았다. 전도유망한 의사였던 그녀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이쯤 되면 절망에 빠질 법도 하다. 그러나 그녀는 절망에 무릎 꿇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와 의사로서 그리고 주부로서의 삶을 묵묵히 헤쳐나갔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렇게 15년간 느끼고 배운 일들을 42편의 수필로 표현했다. 파킨슨병 때문에 나뭇잎에 매달린 물방울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겸손해질 수 있었다는 것이 그녀의 말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만나는 예기치 않은 불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먹는다면 그 이후의 시간을 얼마든지 의미있게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자가 전하는 잔잔한 힐링 메시지는 오늘날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적지 않은 위로를 준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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