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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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공연리뷰] 현대적 감각으로 재조명한 극장식 마당놀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1.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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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아울러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공연이 있다. 바로 우리 전통 예술 공연인 ‘마당놀이’다. 마당놀이는 예전부터 온 마을 사람이 함께 모여 즐기는 큰 잔치였다. 그래서인지 현재에도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극장식 마당놀이로 변화해 사랑받고 있다. 관객과의 소통이 다른 어떤 공연보다 많은 극장식 마당놀이는 연극 시작 전부터 배우들이 관객에게 간식거리인 ‘엿’을 판매하며 독특한 시작을 보여준다. 막이 오른 후에도 관객들은 흥겨운 길놀이를 즐기고, 행복을 기원하는 고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제대로 놀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인 ‘춘향이 온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춘향과 몽룡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현대적 감각과 풍자로 유쾌하게 재구성하여 재미와 공감을 자아냈다. 그리고 그 속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 중 하나는 각 인물의 새로운 해석이다. 흔히 악역으로 알려진 변학도는 춘향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지만, 성균관 선배인 몽룡 아버지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춘향이를 고문해야 하는 아픔 있는 사랑꾼으로 등장한다. 또한 춘향은 참하고 다소곳하기보다는 당돌하고 톡톡 튀는 소위 ‘쿨’한 소녀로, 몽룡은 빠지는 게 하나도 없는 ‘엄친아’로 등장하며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아울러 사회의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질펀한 유머,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돌직구’ 대사 등 마당놀이 특유의 매력도 그대로 살렸다. 
흥미롭고 생생한 극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아직 공연이 끝난 것은 아니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배우들은 관객의 손을 잡아끌며 함께 즐긴다. 배우들과 눈을 맞추고 신명나게 놀다 보면 근심과 걱정 따위는 저 멀리 날아간다. 시작부터 끝까지 마당놀이는 관객과 함께하면서 우리나라 문화의 독특한 흥과 멋까지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한 진정한 ‘놀이’였다.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는 국립극장(해오름 극장)에서 이번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10일(수)까지 공연이 계속된다.
이현주 기자 julees43@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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