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가 야키니쿠가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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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가 야키니쿠가 된 까닭은?
[탐방]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밥상지교[飯床之交]’展 열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1.0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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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랍 28일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위안부나 과거사 난제로 오랜 시간 갈등을 겪어 온 양국이지만 사실 오뎅, 라멘, 김치 등에서 보듯 음식에 관해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끈끈한 연을 쌓아 오고 있다.

韓·日 두 나라 밥상 문화 흥미롭게 엮어

한국인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는 ‘야키니쿠’는 라멘, 스시와 함께 일본의 3대 외식 메뉴로 꼽힐 정도로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는 대중화된 음식이다. 구운 고기란 뜻의 야키니쿠는 한국의 불고기가 일본으로 넘어가서 바뀐 음식으로 고기를 양념에 재우지 않고 굽기 전 바로 양념하여 구운 후 소스에 찍어 먹기 때문에 한국의 불고기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
야키니쿠뿐만 아니라 김치와 기무치, 라멘과 라면 등 20세기 초부터 오늘날까지 한·일 두 나라 음식은 서로 큰 영향을 주고 받았다. 이렇게 두 나라 간의 음식 문화 교류와 변화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일본국립민족학박물관과 함께 ‘밥상지교’전을 2월 29일까지 진행한다.
지난달 27일, 한파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찾은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전시를 보러 온 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한·일 두 나라 음식의 교류를 상징하는 7개의 주제를 통해 맛 기행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호주에서 온 수마트카인(32) 씨는 “한식의 매력에 빠져 한국을 방문했다. 전시회를 보면서 한·일 양국 간 음식에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고 특히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시대상과 추억을 그대로 재현
 
전시장 곳곳에는 한식당, 경양식당, 바(bar), 식료품 마트 등을 재현해 꾸며 놓았다. 전시장 한쪽 편엔 냄비가 놓여 있는데 냄비의 뚜껑을 들어 올리면 라면이 귀한 시절 친구들과 싸우며 라면을 먹었던 기억을 이야기하는 일반인들의 인터뷰 영상이 나온다. 이러한 영상은 모든 보는 이들로 공감하고 음식에 관한 추억을 더듬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전시에는 양국 음식문화의 교류를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미원 같은 조미료와 양조간장으로 한국 고유의 맛을 잃어가는 과정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전시를 준비한 김창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음식 문화가 서로 건너가서 각 나라의 것으로 녹아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타국의 음식이 정착하여 자국 음식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의 음식 교류는 현재도 활발하다. 이렇게 음식 문화처럼 한일관계 또한 이번 위안부 협상 타결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활발히 교류하고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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