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컬처~ ‘빨리빨리’ 문화의 IT형 변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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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컬처~ ‘빨리빨리’ 문화의 IT형 변신인가?
연재 트렌드2015 - ①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누리는 문화, 스마트폰에서 사회 저변으로 확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11.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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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늘 시간이 모자라고 분주하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빠른 시간안에 해결하려고 하고, 최근에는 문화생활을 누리는 것도 빠른 시간 안에 즐기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스낵컬처’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스낵처럼 간단히 즐기는 문화, 급격히 확산
 
스낵컬처, 단어만으로도 생소하다. 이름만으로는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간단하고 빠르게 먹는 패스트푸드와 같은 식문화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낵컬처란 언제 어디서나 간편히 즐길 수 있는 스낵(snack)처럼 짧은 이동 시간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요즘 주변을 보면 사람들이 이어폰을 끼고 모바일폰을 끊임없이 터치하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들은 과연 그 작은 전자기기를 통해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실제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영상시청 패러다임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TV영상 시청 시간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모바일 영상 시청 시간 비중은 최근 5년간 6배나 증가했다. 스낵컬처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스낵비디오’의 경우 지난 5월 페이스북 채널 오픈 이후 4개월 만에 47만 명 이상의 구독자와 1억뷰 이상의 누적 재생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 콘텐츠당 조회 수가 96만 건에 이른다. 많은 사람들이 스낵컬처에 빠르게 동화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낵컬처는 주로 모바일을 통해 보는 웹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확대되었다. 웹툰소설, 웹 드라마,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는 단편 영상물은 언제 어디서나, 짧은 시간(5~10분) 안에 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우리가 흔히 약속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출퇴근길 또는 짜투리 시간에 무심코 보고 즐길 수 있는 이것이 바로 스낵컬처인 것이다. 
이같은 문화의 변화는 이내 언론, 기업 마케팅, 방송가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데, 길고 지루한 뉴스를 대신해서 등장한 카드뉴스나 각종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짧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흥미·재미·공감으로 폭발적인 조회 수 기록
 
지난 9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인 TV캐스트를 통해 방송된 ‘신서유기’는 4인방의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여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를 재해석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이다. 방송 시작 이틀 만에 1,000만 건의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한 TV 방영용이 아닌 철저한 웹상의 공개만 허락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신서유기를 제작한 나영석 PD는 “시청자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재미있는 부분들만 편집해서 5~10분 정도의 짧은 동영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스낵비디오의 경우에는 일상에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사건들을 단편극으로 엮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흥미를 더해주는 콘텐츠이다. 이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웃음이 나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어찌됐건 웹에서 탄생한 드라마나 만화 등 예능은 짧은 시간 안에 즐거움을 준다. 
한편 스낵컬처는 미디어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산업, 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캠핑의 경우 1박 2일 캠핑에서 반나절만 즐기는 ‘데이캠핑’이 등장했고, 인터넷강의의 경우에도 ‘스낵러닝(짤막 강의)’, 지하철에서의 작은음악회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짧은 볼거리로 진지함과 사고력 상실 우려
 
그러나 빠르게 성장하는 스낵컬처 문화에도 쉼표를 찍을 필요가 있는 법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세태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한 일간지 신문 기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낵컬처에 대해 ‘얕은 재미에 빠진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웹을 통한 짧은 볼거리들은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거나 깊은 사고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에 웃고 울다보면 자칫 사람들의 정서가 날카로워지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처음에는 재미로 보다가도 어느 순간 피로감이 쌓이게 되고 점점 더 흥미를 돋울만한 자극적이거나 말초적인 내용을 원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신문을 넘기거나 독서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여기저기 책 읽는 모임이나 신문을 읽자는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는 소식이 더욱 반갑게 여겨지는 것은 이런 현상에 대한 반향이 아닌가 싶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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