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에 꽃핀 찬란한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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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에 꽃핀 찬란한 문명
[탐방] 경북 문경 잉카·마야 박물관에 가보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11.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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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고대 문명이 되살아나 숨쉬는 곳이 있어 화제다. 하늘이 맑은 늦가을에 중·남미 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잉카·마야 박물관(경북 문경시 가은읍)을 찾아가 보았다. 

찬란했던 잉카·마야 문명을 만나다
 
잉카‧마야 박물관 입구에 다다르자 ̒Camino Real̓ 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고대 잉카제국의 옛길이란 뜻이지만, 왠지 잊혀진 잉카‧마야 문명의 길이 이곳 박물관에서 다시 이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잉카문명은 15세기부터 16세기 스페인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남미에 존속한 문명으로 태양신을 숭배하고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였으며, 우리에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대표 유적지 ‘마추픽추(늙은 봉우리)’로 잘 알려져 있다. 마야문명은 16세기 무렵까지 3,000년 동안 중미 열대 밀림에서 꽃 피웠던 문명이다. 
박물관 문을 열자 초인종 소리가 나면서 관람객들에게 설명을 해주던 중남미 문화포럼 이사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가 바로 중남미 볼리비아와 과테말라 대사를 지낸 김홍락(63) 씨다. 그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다양한 잉카‧마야 문화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잉카제국의 토속적인 신앙과 결합된 천사 전시관에 있는 천사 그림들의 역사적 배경과 상황 등을 재미있게 알려주었다. 한 초등학생은 “총을 든 천사 그림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웃었다. 대구에서 온 천경수(50) 씨도 “다소 생소했던 잉카‧마야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여기서 체험해 보니 남미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직 외교관 부부의 헌신과 열정으로 운영
 
잉카‧마야 박물관은 작년 7월에 폐교된 문양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개관했으며 앞 운동장은 오토캠핑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2층 규모의 박물관은 잉카관, 마야관, 유추(인디오들이 쓰던 털모자)관, 잉카제국의 토속적인 신앙과 결합된 천사 그림 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잉카관에는 에콰도르, 볼리비아의 옛 토기를 비롯해 ‘차스키(Chasqui)’라고 불렸던 전통의상과 모자를 쓴 파발꾼의 실물 마네킹도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 인디오의 전통그림인 ‘티구아(Tigua)’와 볼리비아의 목기 ‘케루(Keru)’도 보여준다. 
마야관에는 파나마와 과테말라 토기와 전통의상 등을 전시하고 있다. 2층 천사관에는 ‘칼라마르카의 천사장’ 그림이 걸려있다. 또 야마 털로 짠 다양한 색상의 인디언 전통모자 유추도 여러 개 전시하고 있다. 잉카‧마야인들은 유추 모자에 영혼이 담겨있다고 해서 일평생 빨지 않는다고 한다. 김홍락 이사장과 부인인 주미영(57) 박물관장은 “중남미 지역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모으던 자료들을 그냥 두기 아까워 사재를 털어 박물관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지구 반대편에 꽃핀 신비의 문명! 플라타너스 나무들로 둘러싸인 박물관의 겉은 화려하지 않지만 내부에는 찬란했던 잉카‧마야 문명이 다시 태어난 듯 보석같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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