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사회가 빠른 속도로 늙어가면서 노년기의 삶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고령화 사회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2회에 걸쳐 노인문제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Contents ▶ 1. 급격히 늘어나는 노인빈곤층
2. 고립되는 노인들, 쓸쓸한 노년의 삶
고령화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노인영화제 출품작
#리어카를 힘겹게 끌며 건설 현장을 찾은 한 할머니. 고철을 팔아 하루 3천 원이라도 벌기 위해 들어가면 안 된다는 관리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매일 건설 현장을 찾아온다#
이것은 지난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2015 서울노인영화제’에 출품된 단편 영화의 한 장면이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에는 독거노인의 아픔,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의 외로움, 폐지나 고철을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할아버지 등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을 상영하며 우리 사회 노인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였다.
실제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이들의 빈곤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8.6%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12.4%)의 4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게다가 가난으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노인들의 소식이 언론에 알려질 때마다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생계 위해 경제활동 해야 하는 노인들 증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최 모(82) 할머니는 주거급여와 생계급여, 기초노령연금 등으로 한 달에 50만 원 정도 받지만 월세 12만 원에다 각종 세금, 생필품까지 사고 나면 남는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저녁은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하고 낮에는 폐지를 주워 생활비에 보태지만 팍팍한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제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녀가 점점 없어진다는 말은 진부한 얘기가 됐을 만큼 핵가족화로 인해 최 할머니처럼 자녀들과 따로 사는 노인들이 많다. 이들은 노후 대비를 위해 50대부터 자금을 모아야 하는데 60대가 넘어서도 자녀들의 생활비를 대고 결혼자금을 모아주는 현실이 더 큰 빈곤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리고 빈곤 노년층에는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이 지급되고 있지만 연금을 받더라도 금액이 크지 않다보니 노인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편하게 쉬어야 할 나이가 됐는데도 고령층은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서 노인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이유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라는 답변이 79.3%로 가장 많으며 ‘용돈 마련’을 위해 일한다는 답변은 8.6%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일자리 발굴 필요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노인 일자리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정부는 고령층에게 소득창출 및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노인일자리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인천시는 경증치매 노인돌봄사업, 송도 스포츠파크 내 캠핑장 사업 등 특색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고 특히 실버카페는 노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시니어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체들과 연계,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직장을 알선하고 있다.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 최병윤 사무국장은 “다양한 일자리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의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다. 앞으로 실버택배 사업을 좀 더 확대하여 일자리를 더 많이 늘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지원의 일자리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 분야에서도 자연스럽게 고령층을 고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일자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연금제도도 개선해 나가야 노인 빈곤에서 탈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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