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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하계휴가 특집 시리즈-④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름나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8.0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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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을 맞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대부분 여행지의 편의시설이 반려동물의 출입을 금지하거나 탐탁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휴가지가 하나둘씩 등장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려동물, 휴가철에는 여전히 찬밥 신세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유진 씨는 모처럼 얻은 휴가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온 애견 ‘둘리’  걱정 때문이다. 얼떨결에 ‘둘리’를 맡은 어머니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며칠 데리고 있어보겠노라고 했지만, 막상 함께 지내보니 이 견공(犬公)에게 이만저만 손이 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머릿속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스쳐가곤 한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과거 ‘애완동물’이라 불리던 그들이지만 이제는 지위가 격상돼 ‘반려동물’이 되었다. 예쁘고 귀여워서 키우는 동물이 아니라 외롭고 쓸쓸한 현대인을 위로하는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 속에서 ‘반려동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요즘 같은 휴가철이면 각종 숙박시설이나 식당에서 ‘반려동물’은 기피대상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에게 휴가는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름 휴가지가 속속 생겨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애견과 주인 모두 만족하는 휴가지 인기 상승
 
얼마전 한국관광공사에서 캠핑장, 펜션, 카페 등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휴가지 20여 곳을 소개해 화제가 되었다. 그중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쁘띠독펜션’은 최근 애견과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펜션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문을 연지 1년 밖에 안되었지만 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기자가 찾은 ‘쁘띠독펜션’은 애견과 함께 휴가를 즐기려는 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가로이 애견과 수영을 즐기거나 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만 봐도 그들에게 얼마나 만족스런 휴가지인지를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tvN ‘삼시세끼’에 출현해 사랑을 한몸에 받은 ‘장모치와와’부터 ‘시츄’, ‘푸들’까지 귀여운 애견들의 재롱을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는 어느새 사라지고, 애견을 키우는 이들만 찾아오다보니 다른 휴가지처럼 애견 때문에 얼굴 붉힐 일도 없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서로간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수원에서 찾아온 김승하(女, 33) 씨는 “작년 여름에 이어서 두 번째 찾아왔다. 보통 펜션이나 식당에 가면 애견 때문에 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단 깨끗하고 곳곳에서 애견을 배려하는 주인의 마음이 느껴져서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펜션 운영자는 “강아지들의 안전을 위해 마당에 인조잔디를 깔고, 펜스를 꼼꼼하게 설치했다. 애견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관점으로 펜션을 경영하다보니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 요즘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돈만 보고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하나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로 여기고 거기에 맞는 마인드를 갖췄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반려동물은 상품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해마다 휴가철이면 애견펜션 못지않게 호황(?)을 누리는 곳이 또 있다. 바로 유명 휴가지 주변의 ‘유기견보호소’이다. 역설적이게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친구인 ‘반려동물’이 혹자에게는 가지고 놀다가 버릴 수 있는 장난감으로 여겨져 씁쓸함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트 등에서 반려동물을 마치 시장의 상품처럼 취급하는 것이 문제 중 하나다. 쇼핑하듯 동물을 쉽게 사다보니 그만큼 버리기도 쉽기 때문이다. 동물을 하나의 생명이자 동반자로 보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휴가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단순한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모든 이들의 바람이 아닐까? 그래서 내년 여름에는 유진 씨와 그 어머니 그리고 애견 ‘둘리’ 모두가 행복한 여름휴가를 보냈으면 한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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