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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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
연재 [탐방] 하계휴가 특집 시리즈-③ 서해바다 풍광과 어우러져 진정한 휴식 가능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8.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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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천리포에는 푸른 보석이 하나 숨어있다.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이라는 호칭을 받은 ‘천리포수목원’은 서해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에게 진정한 쉼을 주는 특별한 장소로 각광 받고 있다.
 
서해안의 푸른 보석 ‘천리포수목원’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원, 국내 최대 식물 종 보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 ‘천리포수목원(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에 붙여진 수식어들이다. 하지만 수목원을 방문해 본 이들은 이런 수식어만으로는 이곳의 가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주말, 적지 않은 비가 내렸음에도 우중(雨中)에만 만끽할 수 있는 운치 때문인지 많은 관광객들이 우비까지 단단히 차려입고 수목원을 누비고 있었다. ‘천리포수목원’은 약 18만 평 정도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국내 최대 식물 종(약 1만 5천여 종)을 보유한 야무진 곳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수생식물원을 가득 채운 ‘수국’이다. 어딜 찍어도 작품이 되는 수국의 아름다움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식물이라는 것이 언뜻보면 그저 다 푸른 것이 별 차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어디 하나 똑같은 것 없이 각기 다른 예쁜 구석이 눈에 띈다. 
그렇게 자연의 신비에 취하다보니 어느새 발걸음은 늦어지고 시간은 점점 흘러갔다. 잠시 눈을 돌려보니 이번엔 보기 만해도 시원한 서해의 장엄한 풍경이 펼쳐진다. 관람을 마치고 수목원을 나서자 마치  ‘무릉도원’을 다녀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푸른 눈의 청년이 남기고 간 선물
 
우리에게 이토록 값진 선물을 남겨준 사람은 귀화 한국인 故민병갈(1921-2002) 선생이다. 독일계 미국인이었던 그는 1945년 처음 미군 정보장교로 대한민국을 찾아왔다. 이후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던 그는 한국의 자연과 식물에 반해 1970년부터 자신의 사재를 모두 털어 척박하고 해풍이 심한 이 땅에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2년,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40년 넘는 세월을 오직 수목원을 가꾸는데 헌신했다. 죽음 이후에는 일생을 들여 일궈낸 ‘천리포수목원’을 아무 조건 없이 한국인에게 물려주었다. 
故민병갈 선생은 식물을 단순한 조경물이 아닌 하나의 생명으로 보았다. 그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도 수목원 내 모든 나무는 가지치기를 하지 않는다. 
관람객 정순희(女, 56, 서울) 씨는 “비가 와서 아쉽긴 하지만 참 아름다운 곳이다. 푸른 눈의 외국인이 한국 사람도 하지 못한 일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나는 3백년 뒤를 보고 수목원 사업을 시작했다”
 
‘천리포수목원’에서 근무하는 채영옥(女, 49) 해설사는 “주변에 천리포 해수욕장, 신두리 사구, 해변길 등이 있어서 다양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2020년에는 세계적인 목련학회를 주최할 계획도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수목원을 찾아와 참된 쉼을 누렸으면 좋겠다”라고 소개의 말을 전했다. 
수목원을 둘러보다가 故민병갈 선생이 남긴 한 줄의 글귀를 발견했다. ‘나는 3백년 뒤를 보고 수목원 사업을 시작했다. 나의 미완성 사업이 내가 죽은 뒤에도 계속 이어져 내려가 제 2의 조국으로 삼은 대한민국에 값진 선물로 남기 바란다’라는 글이다. 그의 글을 보고 한국을 향한 그의 사랑이 참 고마웠고, 미래를 볼 줄 아는 그의 지혜가 놀라웠다.
요즘 관광대국이라는 국가의 비전 앞에 여러 관광 콘텐츠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그중 천리포수목원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음을 두드리는 관광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관광대국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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