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옛날이야기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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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옛날이야기 들려주세요”
특집 [탐방] 가정의 달 특집 - ① 유아교육기관에서 활약하는 ‘이야기할머니’를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5.17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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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 증가,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 간 유대관계가 약해져가고 있는 요즘, 할머니들이 전래동화를 아이들에게 직접 들려주며 세대 간의 정을 나누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운영
 
“즐거운 이야기 들어봐요 옛날이야기 들어보세요~♬” 간단한 노래와 함께 이옥자(73) 할머니의 ‘산신령도 감동한 효자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그는 국학연구 및 전통문화 계승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소재)에서 운영 중인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중 한 분이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은 예전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손자를 무릎에 앉혀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연스레 인성교육을 실시하던 전통을 되살리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전국에서 선발된 이야기할머니들은 2박 3일 과정의 신규 교육을 이수한 후에 매달 월례 교육을 받으며 전문 양성 교육과정을 수료한다. 국학진흥원은 이야기할머니들을 위해 선인들의 교훈에 초점을 맞춰 각색한 이야기를 책으로 발간했다. 이야기할머니들은 아무 얘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교재 속 이야기나 미담을 완벽하게 외운 뒤 유치원, 어린이집 등 유아교육기관을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가 쫑긋! 눈이 반짝!
 
지난 5월 8일, 성남시 분당구의 산운유치원. 단아한 한복차림의 이옥자 할머니는 어버이날을 맞아 효에 관련한 전래동화를 들려주며 부모님을 즐겁게 하는 어린이가 되자고 이야기를 마쳤다. 아이들은 이야기에 집중하다 할머니가 질문을 하면 큰 소리로 힘차게 대답했고, 할머니는 ‘산신령’, ‘효자’ 등 이야기 속에 나오는 다양한 어휘를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 주었다. 아이들은 할머니에게 동화를 들으니 책 읽는 것 보다 더 재미있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이야기할머니로 5년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자신도 손자·손녀를 키웠기 때문에 과거 경험이 활동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때로는 몸이 아파 힘들 때도 있고 비록 교통비 정도의 봉사료로 다니지만 이 활동이 나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아이들을 위해 할 일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앞으로 할 수 있는 한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운유치원 채경숙 교사는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를 들려줄 기회가 없는데 할머니가 오셔서 직접 들려주니 너무 좋아하고 일주일에 한 번밖에 없어서 아쉽다. 좀 더 많은 할머니들이 파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년 대비 참여인원·파견기관 대폭 확대
 
2009년 30명으로 시작된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은 노년층에게는 사회 참여를 통한 삶의 자긍심을, 어린이들에게는 할머니와의 따스한 교감을 통해 바른 인성을 길러준다는 입소문을 타며 학부모와 유아교육기관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따라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보다 참여인원을 500여 명 더 늘려 올해 5,708개 소의 기관에서 2천 명 정도의 이야기할머니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우리 아이들은 TV나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감성이 메마르거나 정서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야기할머니들이 전해주는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옛이야기는 아이들의 인성 함양과 교육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조손(祖孫) 세대 간의 문화를 소통시키고 정을 나눌 수 있다. 이야기할머니사업단 정윤희 연구원은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노령의 여성들이 사회에 재진출하기를 바라는데 이야기할머니를 통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삶을 보람되게 보낼 수 있어 만족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핵가족화로 가정의 전통적인 인성교육이 약화되고 있는 요즘, 어른들의 지혜를 전달하며 건강한 사회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이야기할머니들의 활약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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