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맞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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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맞는 봄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4.1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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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캐나다로 온 후 첫 겨울을 보냈다. 캐나다의 겨울은 한국보다 긴 편으로 3월 중순에도 집 뒤 공원은 10cm 가량의 눈으로 뒤덮여 황량해 보이기만 했다. 공원을 찾는 사람은 하나 없는데 앙상하게 마른 몇 그루의 나무들만이 공원을 지키며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햇볕이 따뜻해진 어느 날, 공원에서 산책을 하는데 처음 보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생명이 다시 피어날 기미가 없어 보이던 겨울나무들이 새 생명을 피울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공원의 눈밭 한가운데 서 있는 나무둥치에서 눈이 먼저 녹고 있는 것이었다. 주위는 눈으로 덮여 꽁꽁 얼어붙어 있는데 나무는 새 생명을 피워 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반응하는 것이구나! 겨울을 지낸 나무는 죽은 듯 앙상해 보이지만 먼저 땅 속 뿌리가 눈 녹은 물을 빨아들여 봄을 만난다. 공원에 있는 나무들을 보며 깨닫는다. 지금 내 모습이 초라해 보일지라도 내 마음이 살아있는 말씀을 빨아들여 반응할 때 새 생명을 꽃피우는 봄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말이다.

최은미/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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