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평원’이란 뜻의 세렝게티, 그 언저리 끝자락의 마을에서 결혼식이 열렸다. 마을의 원로가 신랑 신부에게 덕담을 건넨다. “신랑 신부는 딕딕처럼 신이 하나 되게 한 것을 믿고 살기 바라네!”
사바나의 갈푸른 들판 위로, 노루보다는 작고 토끼보다는 큰 영양(딕딕)이 폴짝거리며 뛰어 다닌다. 초목 사이로 이 딕딕 한 마리만 보일 뿐인데도 현지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딕딕 한 마리가 보이지만, 사실 두 마리에요. 딕딕은 절대 혼자 다니는 법이 없지요. 분명 근처 어딘가에 다른 한 마리가 있을 거예요. 신이 그렇게 짝을 지어줬어요.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띡띡’ 소리로 둘은 같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지요. 그래서 딕딕(띡띡)이라고 부릅니다!”
내가 혼자인 것 같을 때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면 어딘가 아주 가까운 곳에 딕딕처럼 나와 짝지어진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 절대 뗄 수 없는, 하늘이 맺어준 짝으로 우리는 많은 이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 사실을 알면, 언제든지 어디에 있든지 우리는 쉬며 즐거울 수 있다. 들리는가? ‘띡띡’ 하며 “내가 곁에 있노라”라고 부르는 소리가.
전희용 목사/ 탄자니아 다르에르살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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