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꿈과 희망을 품은 난민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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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꿈과 희망을 품은 난민들의 삶
특집 [탐방] 영종도 출입국 외국인지원센터를 찾아가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1.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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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함께 생활하며 국내 정착을 위해 준비하는 곳이 있다. 본국에서의 여러 사정으로 난민 신청을 한 후 난민 지위 심사를 받는 외국인들을 위해 지난 2월 개원한 영종도 출입국 외국인지원센터(인천광역시 중구 영종해안북로 1204번길 123)를 방문했다.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별도 제정한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2011년 12월 29일에 유엔 난민협약에 가입한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을 별도로 제정해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2001년 첫 난민이 인정됐고 매년 2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종교나 정치적 이유로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다. 통상 1년 정도 걸리는 난민 심사기간 동안 센터 입소자들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난민신청자들이 모두 난민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절절한 사연 가운데 실제와 다른 경우도 적지 않다. 94년 이후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은 모두 8520명. 이 가운데 434명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올해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률은 7.3%이다. 난민 인정이 되지 않더라도 인도적 체류 허가를 하는 경우를 포함해도 17.9% 밖에 안 되는 좁은 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국제 협약에 따라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도 이런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주변 주민들 의외로 난민 신청자들 도와
 
이날 방문한 센터에는 총 65명의 난민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주로 아프리카, 중동, 중국 등에서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본국을 떠나 난민 신청을 하였다. 센터에서는 오전에 한국어 특강을, 오후에는 자율적으로 한국문화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오후 자율시간에 교실 뒤에서 탁구를 치고 있는 이집트에서 온 A(남, 26) 씨를 만났다.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함에 따라 신변의 위협을 느껴 한국에 왔다”고 얘기했다. 교실 뒤에는 난민들이 서툰 한국어로 쓴 글과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또 포켓볼장에서 만난 케냐 여성은 “부족 간 갈등으로 인한 정치적인 이유로 왔다”고 말했다. 센터 내에는 종교별로 예배를 볼 수 있는 채플실, 식당, 도서관, 임시 진료실, 놀이방 등이 작지만 알차게 꾸며져 있었다. 생활관 문에는 최근에 태어난 아기를 위해 축하글과 새끼줄을 걸어놓았다. 이날 휴게실에서 만난 중국 신장자치주에서 온 B(여, 39) 씨에게 본국을 떠난 이유를 물어보니 “중국은 한자녀만 낳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애들도 4명이고 종교적으로 좀 더 자유로운 나라를 찾게 되었다”고 밝게 말했다.  센터가 문을 열기전에는 영종도 신도시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제는 센터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센터에 놀러와 불안한 한국생활을 이어가는 난민들을 도와주고 있다.
 
다문화시대 맞아 난민에 대한 따뜻한 시선 절실
 
센터 내 난민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같은 처지라 그런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지내고 있었다. 김태완 출입국 외국인지원센터 운영과장은 “처음엔 국적이 다른 사람들끼리 같이 생활하다 보면 갈등이 생길까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다들 가족처럼 잘 지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만난 대부분의 난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밝은 표정이었다. 또한 난민으로 인정을 받든 안받든 대한민국 정부가 제공한 따뜻한 안식처에 대해 고마움을 갖고 있었다. 과거 대한민국이 가난하고 어려울 때 외국에서 지원을 받았듯이 이제 우리도 어려운 난민들에게 좀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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