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주나라의 ‘편작(扁鵲)’은 아무리 중한 병도 척척 고쳐내는 의술을 지녔기에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의 천식만큼은 고치지 않았다. 어느 날, 편작은 이웃 나라에 볼일이 있어 떠나기 전, 한 제자를 불러 당부했다. “내 아버님이 혹 기침을 하셔도 다른 처방을 해서는 절대 아니 된다.” 편작이 떠나고 그의 아버지는 또 기침을 심하게 하셨다. 보다 못한 제자는 침과 약을 써서 천식을 치료했다.
이웃나라에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온 편작은 아버지의 천식이 다 나은 것을 보고 제자를 불러 아주 호되게 꾸짖었다. “내 아버님은 그동안 천식 때문에 매우 조심하여 여태껏 큰 병 없이 살아오신 게야! 이제 내 아버님의 장례 치를 일만 남았구나.” 편작의 말대로 몸이 좋아진 아버지는 평소에 마시지 않던 술과 음식을 마음껏 즐기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제야 제자는 아버지의 천식을 고쳐드리지 않은 스승 편작의 깊은 뜻을 알고 가슴을 쳤다. 우리는 자신의 약점을 어떻게든 고치려 한다. 그러나 자신의 약함을 아는 사람은 마음을 낮출 줄 알며, 절제하는 삶을 살아서 어려움을 능히 피할 수 있다.
김재홍 목사/ 기쁜소식 인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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