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으로 보물 찾는 동묘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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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으로 보물 찾는 동묘벼룩시장
[탐방] 동묘벼룩시장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0.1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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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구제옷부터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을 천 원짜리 몇 장으로 살 수 있어 최근 남녀노소 및 외국인들에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한 동묘벼룩시장을 찾아가 보았다.

남녀노소 및 외국인들의 쇼핑, 관광명소로 각광
 
가을 햇살이 따뜻한 일요일 오후 동묘역 출구부터 길게 펼쳐진 구제옷, 가방, 잡화 노점 주변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시장에 들어서자 “천 원짜리 한 장에 옷 한 벌, 골라요 골라~먼저 잡는 자가 임자”라며 노점상들의 외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좌판 주변마다 사람들로 북적여 옷을 고르려면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시장에는 나이든 분들이 많았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외국인, 젊은이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구제옷 노점에서 꼼꼼하게 옷들을 골라 두 봉지에 가득 담아 구매한 아프리카 젊은이를 만났다. 
부르기니파소에서 한국으로 유학왔다는 요한(남, 33) 씨는 “오늘로 다섯 번째 동묘시장에 왔다. 다양한 패션의 옷을 싸게 사서 나도 입고 아프리카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보낸다”고 말했다.
동묘공원 문앞 좌판에는 1000원, 2000원 푯말을 써놓아 가격을 물어보지 않고 먼저 좋은 옷을 고르려고 사람들이 옷을 열심히 뒤적였다. 다들 마치 보물 찾기라도 하듯이 옷가지들을 뒤적이며 자신만의 스타일의 옷을 찾으려고 애썼다. 꽤 쓸만해 보이는 겨울코트를 집어든 이종희(남, 31) 씨는 “여자친구와 주말에 동대문시장에 왔다가 데이트 코스로 동묘시장도 들렀는데 단돈 2천 원으로 선물을 해줄 수 있어 만족한다”며 즐거워했다. 
 
물건도 사고 추억도 느낄 수 있는 시장~
 
동묘시장엔 옷뿐 아니라 중고 카세트, 헤드폰 등 전자제품도 팔고 옛날 책으로 가득한 중고서점, 비디오테이프, LP판, 시계, 보온병 등 온갖 물건들이 쌓여 있다. 옛날 시계를 보면 시간이 멈춰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며,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또 젊은이들에게는 디지털세상이 아닌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동묘시장은 세대를 뛰어넘고 국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좋은 만남의 장소이다. 요즘같이 세대간, 국가간 다양한 사회에서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이때 동묘시장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가교(架橋)역할을 하고 있다. 
옛날 교복을 입고 즐겁게 구제옷을 팔고 있는 김진수(남, 58) 씨는 “예전 청계천 상인들이 옮겨오면서 인근에 풍물시장도 생기고 동묘시장도 덩달아 활성화 되었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동묘시장 상인들은 자치 질서위원회를 만들어 스스로 질서유지 및 시장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청명한 가을, 주말 나들이로 동묘시장에 가서 자신만의 보물을 찾아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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