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민촌에서 이젠 청주의 명소로~ 수암골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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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촌에서 이젠 청주의 명소로~ 수암골 벽화마을
[탐방] 수암골 벽화마을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7.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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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은 술래잡기를 즐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어두운 밤 듬성듬성 있는 가로등 밑은 헤어지기 아쉬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였다. 어느새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그때 그 시절, 청주의 마지막 달동네 수암골은 과거의 빛바랜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골목마다 그려진 벽화와 인기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   
 
청주시 상당구 수동 1번지, 우암산 서쪽 자락에 자리한  수암골은 6·25 전쟁 이후 생겨난 피난민들에 의해 형성된 마을이다. 당시 이곳에 정착한 이들은 흙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 마을을 만들었다. 오늘날 그들 대부분은 이곳을 떠났지만 아직도 수암골은 과거 70~8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름 없는 달동네였던 수암골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부터이다. 당시 공공미술프로젝트의 하나로 청주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모여 수암골 골목골목을 서민들의 삶을 담은 벽화로 채워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려진 벽화는 수암골과 어우러져 서민적이고 따뜻한 정취를 만들어 냈고, 이후 SBS『카인과 아벨』, KBS『제빵왕 김탁구』, KBS『영광의 재인』등 드라마의 촬영지로 쓰이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관광객이 찾아오는 청주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벽화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 ‘찰칵’
 
수암골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자 청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밤마다 야경을 감상하러 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수암골로 들어서자 곳곳에 그려진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말타기를 하는 아이들과 목욕하는 이웃집 여인의 실루엣을 훔쳐보는 남자아이 등 이곳에 그려진 벽화는 하나 같이 우리에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골목골목 그려진 벽화를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는 과거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였던 ‘팔봉제빵점’이 있다. 이곳에 들러 맛있는 단팥빵 한 입을 베어 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남자친구와 함께 온 임성은(女, 22, 청주 흥덕구) 씨는 “다양한 벽화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수암골 주민에게 갑자기 늘어난 손님들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은지 묻자 “많은 분이 찾아오는 덕분에 마을에 활기가 생겼다. 하지만 늦은 밤 소리를 지르고 벽화에 낙서를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곳은 관광지이기 전에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수암골이 유명세를 타면서 마을 주변 전망 좋은 자리에 하나둘씩 카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수암골만의 고유한 정취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앞으로 수암골에 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 지속 되었으면 좋겠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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