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간 언론사의 건립 필요성 제기로 추진
아웅산 폭탄테러는 1983년 10월 9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서남아·대양주 6개국 공식 순방 첫 방문국인 버마(현 미얀마)의 아웅산 묘소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사건이다. 당시 대통령을 겨냥한 북한 공작원들의 폭탄테러로 16명의 정부 인사와 기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 정부는 테러범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고, 이 일로 인하여 미얀마 정부는 북한과의 수교를 단절하였다.
지난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미얀마 정부는 폭탄테러 때 사망했던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아웅산 국립묘지에 추모비를 건립하고 제막식을 거행하였다. 이는 지난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을 계기로 한국 민간 언론사가 추모비 건립에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추진된 것이다. 이 날 제막식은 테러 당시 살아남은 생존자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행사 도중 만감이 교차하는듯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추모비는 테러가 발생했던 아웅산 국립묘지의 북문 입구 경비동 부지(258㎡)에 가로 9m, 높이 1.5m, 두께 1m의 벽 모양으로 세워졌으며, 추모비에는 순국사절 17명의 이름과 직책이 명기돼 있다. 추모비 사이로 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테러 현장을 볼 수 있다.
추모비가 건립되는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아웅산 국립묘지는 미얀마 국가 유공자들과 아웅산 장군의 묘지가 있는 일종의 성지로 여겨져 외국인의 추모비 건립을 반대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가 민주주의 체제로 바뀌고 경제발전의 롤 모델로 한국을 선택한데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입장이 바뀌면서 건립이 성사됐다.
추모비 건립 소식을 접한 교민 김인호(39, 양곤) 씨는 “기념비를 통해 순국하신 분들을 기릴 수 있어 뜻 깊은 일이고, 이를 통해 한국과 미얀마의 교류가 더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얀마를 방문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추모비를 통해 과거를 되새기고 확고한 안보의식을 갖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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