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눈물의 역사 남해 파독 전시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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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눈물의 역사 남해 파독 전시관 개관
[탐방] 남해 파독 전시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7.1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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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76달러로 태국이나 필리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세계 최빈국이었다. 이런 가난을 탈피하기 위해 60~70년대, 같은 분단국가인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일하러 떠났던 우리의 아들, 딸들.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그들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파독전시관(경남 남해군 삼동면)이 6월 28일 개관되었다.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들의 땀과 눈물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은 1960~70년대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의 월급과 파견을 담보로 빌린 상업차관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돈으로 대한민국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공장설립 등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지난달 개관한 파독 전시관 입구에 들어가자 대한민국의 근대화 역사가 펼쳐진 타임터널이 나왔다. 
터널을 통과하자  어두운 통로가 눈에 들어온다. 글뤽아우프(독일어; 지상에서 무사히 보자)를 외치며 막장에 들어서는 파독 광부들의 일터 공간으로 20m 길이의 탄광을 만들었다. 내려가는 갱도에 암석벽과 지지대, 전등이 늘어서 있고 한기와 곡괭이, 돌이 부딪히는 음향까지 더해 당시 막장에 온 느낌이다. 
전시장은 ▲파독 광부를 테마로 한 '광부의 젊은날' ▲파독 간호사를 주제로 꾸민 '병원생활, 희망의 밑거름' ▲아름다운 젊은 날, 그리고 종착역 ▲영상체험코너로 구성돼 있다. 영상체험코너에서는 파독의 역사적 배경,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의 독일에서 삶의 의미 등을 담은 영상물이 10여 분간 흘러나온다. 특히 故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 열심히 일합시다. 우리 후손들에게는 가난을 물려주지 맙시다”라고 연설 중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 육영수 여사가 근로자들을 보면서 눈물을 참지 못해 손수건으로 눈을 훔치는 영상 등은 관람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수원에서 온 진범주(남, 54) 씨는 “파독 광부, 간호사 얘기는 원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영상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우리도 외국인 노동자를 따뜻하게 대해야
 
출구를 눈앞에 두고 현재 독일 마을 주민의 어록이 전시된 공간을 지나게 된다. ‘지하 1,000미터 아래서 배웠다. 끝나지 않는 어둠은 없다는 것을’(파독 광부 신병윤)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울다가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힘을 냈어요’(파독 간호사 김우자)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희생한 그들의 땀과 눈물이 담겨 있다. 
파독 간호사 출신인 해설사는 “처음엔 언어소통 문제로 어려웠지만 독일 사람들이 친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독일인들이 약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느꼈습니다.  우리도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고 우리나라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좀 더 따뜻한 시선을 가졌으면 합니다.” 라고 말했다. 
한편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젊은 시절 갖은 고생 후 마지막 여생을 조용히 보내러 온 분들에게 마을이 마치 관광지처럼 되어 불편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독전시관은 관람료 1인 1,000원 유료로 운영되며, 6세 이하 영유아, 국가보훈대상자, 장애인, 65세 이상 노인, 군인은 무료이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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