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 서라벌 찰보리빵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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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 서라벌 찰보리빵에 가보니…
[탐방] 고령화 시대, 노인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6.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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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를 지나 빠르게 고령 사회로 달려가면서 노인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져 가는 가운데, 양질의 노인 일자리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노인 일자리 창출의 좋은 사례로 알려진 경주 ‘서라벌 찰보리빵(경북 경주시 황오동 125-13)’을 찾아가 보았다.

빠르게 늙어가는 대한민국?
 
얼마 전 끝난 6·4 지방선거에서 각 후보들이 목 놓아 외쳤던 공약 중 하나가 바로 노인 일자리 창출이었다. 민심에 가장 민감한 선거에서 이런 공약들이 화두가 되는 것을 보면 오늘날 노인 일자리 창출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얼마나 큰지를 미뤄 짐작 해볼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2.2%로 조사되고 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이에 비춰볼 때 대한민국은 현재 고령화 사회를 지나 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이면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건강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사회에 남아 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력을 살려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에 성공하는 경우는 극소수이며, 그나마 단순노동을 하는 직업 역시 구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배경으로 오늘날 노인 일자리 창출이 화두가 되고 있다.
 

노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 ‘서라벌 찰보리빵’
 
이른 아침 찾아간 경주 서라벌 찰보리빵, 보리빵을 뒤 짚는 흰머리 소녀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2005년 문을 연 이곳은 노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라고 불리고 있다. 가게에 근무하는 직원은 청일점인 점장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60세 이상의 노인 여성이다. 또, 재료비와 가게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금을 노인 복지를 위해 사용한다고 하니 그 말이 결코 빈말은 아닌 듯하다. 서라벌 찰보리빵의 인기 비결은 비단 노인이 만드는 빵이 때문만은 아니다. 100% 국내산 찰보리 분말과 팥만을 재료로 사용하며, 그리 달지 않으며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매장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운 점장은 “현재 경주에 2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22명의 어르신이 함께 일하고 있다. 곧 사회적 기업 인증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더 넓은 판로를 개척해 많은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처음 문을 연 이후부터 함께해 오고 있는 이경옥(女, 70세) 씨는 “한평생을 전업주부로만 살다가 사회생활이라곤 처음 시작했습니다. 직접 만든 빵을 손님들이 맛있다고 말해줄 때 그리고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손자·손녀에게 용돈을 줄 때 가장 행복합니다” 라며 일을 통해 느낀 기쁨을 표현했다. 이런 기쁨이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서울 군자동에 거주하는 조재덕(男, 34세) 씨는 “빵이 맛있어 이곳을 자주 찾는다. 무엇보다 따뜻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져 마음이 푸근해진다.”라며 가게를 즐겨 찾는 이유를 말했다.   
폭 넓은 경험과 남을 배려하는 포용력 그리고 세심함 등은 노인만이 가진 장점이다. 그리고 서라벌 찰보리빵은 그 장점을 적극 활용한 사례다. 서라벌 찰보리빵의 성공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가 눈여겨 볼만 하다. 이제 우리 사회가 노인들을 적극 활용하고 그들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어 간다면 다가올 고령 사회 역시 그리 어둡지 만은 않을 것이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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