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은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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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은퇴’란 없다!
일하는 뉴실버(New Silver) 시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3.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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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개인홈페이지도 만들고 휴대전화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몸은 늙었지만 생각이나 행동은 신세대 못지않은, ‘노인 같지 않은 노인들’ 일명 ‘뉴실버(New Silver) 세대’의 이야기다. 요즘 기회가 주어지면 새로운 일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뉴실버. 그들이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 ‘2080 The Coffee#'을 찾아가 보았다.

일하거나, 일하고 싶은 베이비부머세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1990년부터 노인 일자리 문제가 화두가 되어왔다. 이 무렵 ‘활동적 노화(active aging)’라는 개념이 나오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90년대 중반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건강?참여?경제적 활동 기회를 최적화하는 과정’이라고 활동적 노화를 정의했다. 이에 많은 선진국은 연금 수급 연령과 퇴직 정년을 높이고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강화하고 노인 일자리 확대를 꾀하면서 이른바 ‘일하는 뉴실버’를 탄생시켰다.
2011년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60대에 접어든 베이비부머세대(제2차 세계대전 후 1946~65년 사이 출생한 사람들)가 이전 세대와 비교해 근로 의욕이 높음을 지적했다. 한국도 일하고 싶어하는 고령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69세 연령층에서 현재 일을 하고 있거나, 일하고 싶다는 비율이 50%가 넘는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퇴직 후 쉬면서 여유 있는 노년을 원했는데, 이제는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몸이 건강하고 일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해요”
 
실버모델, 홈쇼핑 쇼호스트, 돌봄교사 등 뉴실버들이 사회 서비스분야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그중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바리스타’가 실버 세대에서도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는 요즘, 어르신들이 커피 머신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은 물론 맛있는 빵도 구워낸다는 곳이 있다. 바로 서초구 방배동 노인종합복지관 1층에 있는 ‘2080 THE COFFEE#’이 그곳이다. 
지난 8일 오전 10시,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커피숍은 빈자리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주문에 3명의 바리스타는 바빴다.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다 구수한 빵 냄새가 솔솔 흘러나오는 곳으로 향했다. 빵이 구워지는 주방 한쪽에서는 단팥빵이 구워지고 반대쪽에는 약탕기에서 쌍화탕이 달여지고 있었다. “오늘은 제가 빵 굽는 당번입니다”라며 소녀 같은 미소를 짓는 지정희(63세?정릉) 씨는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 중 가장 어리다(?). 이곳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은 67세다. 기자가 방문한 토요일은 서초 벼룩시장이 열리는 날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대라고 했다. 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몸이 건강하니 일할 수 있고, 또 이런 기회까지 잡아 너무나 행복해요. 요즘 자격을 갖춘 시니어들은 늘어나는데 일자리가 부족하거든요. 제가 여기서 일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죠”라고 말했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비결?
 
‘2080 THE COFFEE#’은 2010년 11월 고령자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서울시 지원을 받아 방배노인복지관 1층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복지관에서 바리스타 전문 교육을 받은 60세 이상의 어르신 12명이 4명씩 3개 조를 짜서 근무한다. 이곳의 장점 중 하나는 커피 값이 1,500~3,000원으로 시중 카페보다 저렴한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이곳은 임대료가 없기 때문이다. 가게의 운영은 모두 어르신들이 한다. 즉 번 만큼 가져가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 내 가게처럼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한다고 한다. 방배노인복지관 측은 “앞으로 방배동 인근에 2호점 카페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사회적 기업으로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실버들의 서비스분야 진출 확대해야
 
우리나라는 직장에서 퇴직한 뒤 대다수가 다시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경력이 단절된다. 사실 그동안 시니어들을 위한 교육의 기회는 많아졌고 그로 인해 일할 자격을 갖춘 시니어들은 늘었다. 그러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순히 일자리 알선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기업들이 아무리 성장을 해도 70~80년대처럼 성장에 비례해 제조업 일자리가 늘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며 정부가 10~20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배지원 기자 jiwonba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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