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그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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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그 끝은 어디인가
현장르포 최근 산발적 확산 속 축산농가 근심 커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3.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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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6일 전북 고창의 오리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병한 후 최근 천안, 음성 등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발병되고 있는 가운데 가금류 축산농가가 AI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3년마다 재발하는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까. 이에 충북 음성 맹동면 피해 농가를 찾아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았다.

AI 장기화로 농가들 2차·3차 경영 위기 직면
 
전국이 AI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살처분 되는 가축이 늘면서 사육농민들의 근심이 커져가고 있다. 정부는 AI로 최종 확진되면 피해 농가에게 가금류나 알 모두 시중가의 80%를, 지자체는 나머지 20%를 보상해 주기로 했지만 농민들의 근심을 덜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 이유는 AI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사실상 판로가 막혀 농가들은 2차, 3차 경영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지난 6일에는 전북 김제의 한 농민이 경영난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매년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는 농민들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AI 발병원인은 가금농장의 열악한 축사시설
 
충북 음성 맹동면 대성농장에서 닭을 키우는 박근현 씨는 “이번에 오리농가에서 AI가 시작됐는데 오리농가의 사육환경이 정말 열악하다”며 특히 종오리와 병아리를 키우는 곳에 대한 철저한 시설관리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성농장은 발병 3km 살처분 구역에 포함되면서 일주일이면 상품화 되는 닭 11만 5천 수를 살처분하게 됐다. “29일간 정성껏 키웠는데 내 손으로 온풍기를 돌려 질식사를 시켰다”면서 텅 빈 10개의 사육동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근현 씨처럼 거의 다 키운 닭은 그나마 보상을 다 받지만 이제 막 키운 농장의 보상금은 형편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AI 장기화로 이동제한에 묶여 판로가 막히고 입식이 지연되면서 더 큰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이다. 농가들은 정부의 빠른 보상금 집행이 필요하며 한편 가금류 사육농가 대부분이 위탁회사와의 계약 때문에 AI 발병시기인 12월~2월에도 닭?오리를 키우고 있다며 이 시기에 사육을 자제하는 농가를 위한 농업직불제를 정부가 적극 검토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정부 167억 투자, 예방대책 마련 계획
 
농림축산식품부는 환경부?보건복지부?미래창조과학부와 ‘AI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 추진 계획’을 마련해 2017년까지 AI 발생원인분석, 확산방지 등에 총 167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매번 철새가 AI의 전염원으로 지목되면서 철새 도래지 내 가금류 농장의 신규 진입을 막고 기존 농장 이주 시 이주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농가의 방역의식을 높이기 위해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살처분 보상금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처음 발생한 뒤 1차 재발하면 살처분 보상금 20%를 삭감하고, 2차 땐 50%, 3차 땐 80%를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AI 발병원이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전국 축사 시설 일제 점검을 통해 적정 사육밀도 준수 등 시설관리를 점검해 축사시설 현대화 자금 3817억 원을 ‘가금시설 리모델링 플랜’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 예산, 일선 가금류농장에 사용되어야
 
농가관계자들은 국내 양계장과 오리농장의 시설이 열악한 것은 농장주의 책임뿐 아니라 그동안 정부 지원 예산이 엉뚱한 곳에 집중돼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정부의 계열화 사업에 의해 지원예산이 일부 대형 판매업체에 집중되면서 일선 양계장과 오리농장에 지원금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작년 축산시설현대화사업도 73%가 양계장에 편중돼 오리농장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 이번 AI가 오리농장에서 집중 발병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처럼 정부에서 내놓은 많은 대책 방안들이 일선 농가들에 신속하게 집행되어 AI로 깊은 시름에 빠져있는 농가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새 희망을 갖게 해야 할 것이다.
 
배지원 기자 jiwonba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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