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섬기는 마음은 외교관이나 우동가게 주인이나 동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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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섬기는 마음은 외교관이나 우동가게 주인이나 동일하죠"
특집 [인터뷰] 우동명가 기리야마 본진 신상목 대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2.2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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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 틈만 나면 입버릇처럼 하는 말 중 하나가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말이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쉽게 여기고 시작했다가는 뼈아픈 실패를 맛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창업 또는 전업을 두려워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 모두가 선망하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버리고 우동 가게 대표로 변신한 신상목 대표 그를 통해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을 들어 보았다. 

외교관 생활을 접고 우동 가게 대표로 변신한 이유는
첫 번째는 2000년 일본연수 중 알게 된 기리야마 우동과의 만남입니다. 그때는 참 맛있고 정겨운 곳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6년 후 가게를 다시 찾았을 때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6년 전의 그 맛과 서비스, 정취가 하나도 변함없이 그대로였습니다. 그때 한국에도 이런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조직생활을 계속할 것인지, 안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내가 꿈꾸는 일에 도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제 손으로 무언가 가치를 만들어 가는 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2008년 파키스탄 근무 당시 간발의 차이로 폭탄 테러를 피한 일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물론 가족들의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더 늦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외교관으로서의 생활은 어땠나
 
단언컨대 외교부는 최고의 직장이었습니다.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일을 이루어 나가는 성취감, 국가를 위해서 일한다는 사명감은 물론 해외를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 문화를 교류하면서 배우는 것들은 어떤 일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외교관으로서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재산입니다.
 
혹시 가족들이나 지인들의 반대가 부담되진 않았는지
 
제가 뇌 구조가 이상한 건지 몰라도 그런 고민은 별로 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새로운 삶에 도전했을 때 가족들에게 지금보다 더욱 좋은 라이프 스타일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놓고 생각한다는 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만, 때로는 그걸 이겨낼 수 있는 내적인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리야마 우동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흔히 접하는 우동은 일본 관서지방식 우동입니다. 기리야마 우동은 일본 관동지방식 우동으로 맛이 깊고 진한 것이 특징입니다. 기리야마 우동은 일본 도쿄 오쿠다마에 본점을 둔 우동 가게로 100년째 3대가 이어오고 있는 우동명가 중 하나입니다. 일본 거주 당시 평소 친분이 있던 기리야마 본점 사장님에게 처음 우동 가게를 해보겠다는 뜻을 내비쳤을 때 외교관이라는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며 단번에 거절하셨습니다. 앞서 말한 파키스탄 사건 이후 다시 그분에게 저의 진심을 담은 편지를 보냈을 때 그분도 제 진심을 알고 도와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이익을 위한 계약관계가 아닌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관계에서 시작된 것이 기리야마의 차별성입니다. 
 
외교관과 우동 가게 대표, 전혀 다른 두 분야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외교관으로 근무할 당시 대민지원 업무를 하면서 공무원은 국민을 섬기는 하인이라는 마음으로 일하곤 했습니다. 정성을 담아서 사람을 대할 때 그 마음이 상대에게 전달돼서 서로가 행복해집니다. 그 비밀은 외교관이나 우동 가게 대표나 똑같이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절대 서두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또, 현실이 불안하고 어려워 시작하는 이른바 현실도피성 창업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시작한 창업은 어려움이 찾아오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또 물러서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매력을 느끼는 일,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을 업으로 할 때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계획이나 목표는
 
단조로움과의 싸움에 나태해지지 않고 초심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리야마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앞으로도 일관되게 지금과 같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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