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처지 노인들 함께하니 외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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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처지 노인들 함께하니 외롭지 않아…”
특집 [탐방] 설 특집 ② - 안양 카네이션하우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1.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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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먼 거리를 마다않고 고향으로 가 부모님 등 어른들을 뵐 생각에 들뜨기도 한다. 하지만 찾아와 함께 할 자식들이 없어 외롭게 지내는 노인들도 상당수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 5명 중 1명은 혼자 살고 있으며, 경제적인 궁핍과 사회적 고립으로 ‘고독한 죽음’을 맞는 노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65세 이상 독거노인 125만명 시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6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 현재 65세 이상 홀로 사는 노인은 125만 명으로 전체 노인의 20.4%에 해당된다. 이는 노인 5명 중 1명이 혼자 사는 셈이다. 통계청은 독거노인이 2030년에는 282만 212명으로 약 2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부산의 한 허름한 주택에 세 들어 사는 60대 노인이 백골 상태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사망한 노인은 목장갑을 끼고 겨울옷을 아홉 겹이나 입고 있었고 집안에서는 어떠한 음식물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사실은 5년 전인 2008년 말경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독거노인은 살아가는 동안 ‘외로움’과 순간순간 찾아오는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 살고 있다.
한편, 경남 의령에서 2007년 시작한 ‘독거노인 공동거주제’가 ‘노인 고독사 제로’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새해 들어 국정과제로 채택되면서 전국 지자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단순한 공동생활 넘어 일자리까지 해결
 
경기도 안양시가 지난해 7월부터 선보인 ‘카네이션하우스’는 독거노인 공동생활 시설이면서 지역중소업체와 협력하여 노인 일자리를 창출, 경제적인 문제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기자가 찾은 21일은 할머니들이 쇼핑백에 손잡이를 부착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나기봉(75세) 할머니는 “집에서 혼자 TV를 보며 외롭게 지냈는데 이곳에 와서 친구들도 만나 좋고, 일거리가 있어서 돈도 벌고, 또 밥도 같이 먹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하시며 명절 때는 같이 부침개도 만들고 주위에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다고 뿌듯해 했다.
 
보건소, 소방서 등 각 기관들도 적극 지원
 
현재 20~25명이 있는 이 공간은 안양시에서 보호가 필요한 독거노인들에게 건강관리와 여가프로그램 운영, 일자리 사업, 상담 등을 통해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곳이라고 한다.
안양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총괄을 맡아 대상자 선정, 일자리 마련, 여가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건강관리는 보건소에서, 응급사태와 화재예방은 안양소방서의 도움을 받아 운영된다고 한다. 이곳에는 특히 전담 관리사와 노인일자리사업 인원이 배치되어 어르신들의 경제 활동과 생활을 돕는다. 또 노인종합복지관의 요가 및 웃음치료, 방문간호, 방문 물리치료, 치매상담센터, 인지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노인종합복지관 박양숙 관장은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은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회의를 통해 규칙도 정하고 주변 이웃을 돕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존감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외로움과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정부와 지자체가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공동거주제, 카네이션하우스, 마을공동체 등의 대안을 각 지역의 사정에 맞춰 더욱 발전시켜 ‘노인의 3苦’라 할 수 있는 고독, 질병, 빈곤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금년 설에는 기쁨보다는 슬픔이, 즐거움보다는 외로움이 가득한 대한민국 내 수많은 노인들의 마음에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싹이 피어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
 
배지원 기자 jiwonba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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