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창법에 마음의 恨까지 닮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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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터뷰] 설 특집① - 조용필 모창가수 주용필을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1.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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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수 나훈아의 모창가수 ‘너훈아(본명 김갑순)’ 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알려졌다. 죽음 이후 평생을 모창가수로 활동해 오면서도 소외된 이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을 더욱 아쉬워했다. 모창가수! 그들은 왜 모창을 하게 되었으며, 어떤 마음으로 노래를 부를까? 이에 모창가수들의 애환을 알아보고자 20여 년 간 가수 조용필의 모창가수로 활동해 온 주용필(50) 씨를 만나 보았다.  

모창가수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우연히 퀸(QUEEN)이라는 영국의 락 밴드가 닮은꼴 가수와 함께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문득 ‘내가 만약 무대에서 당시 최고의 가수였던 조용필 선배를 똑같이 따라 한다면 사람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모창가수가 되기 위해 조용필 선배의 목소리, 의상, 제스처까지 모든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모창가수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모창가수이기에 따라 붙는 짝퉁가수라는 꼬리표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을 가수로서 팬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결국은 짝퉁가수 정도로 취급받는다는 것이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저희의 무대를 있는 그대로 호응해 주시고 함께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
 
수입은 어느 정도이고 경제적 어려움은 없는지
 
사실 많은 모창 가수들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모창가수라는 직업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자기 일을 가지면서 부업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모창 가수들과 친분이나 유대관계는
 
방쉬리, 이문새, 현숙이, 해운대 남진 등 약 20여 명의 모창가수들과 자주 모임을 갖습니다. 한 명 한 명 누구 못지않은 재능과 끼를 가진 친구들인데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좁은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그들이 마음 껏 자신의 재능을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가수 조용필 씨와 어떤 관계인가
 
관계는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조용필 선배는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신 분입니다. 국내 최고로 꼽히는 가수의 음악을 20년 넘게 분석하고 따라하면서 좋은 가수가 될 수 있는 음악적 토대를 만들 수 있었으니까요, 원조가수와 모창가수의 관계는 마치 해와 달인 것 같습니다. 같은 하늘에 뜨지만, 결코 만날 수 없는 그런 관계죠. 하지만 낮에는 해가 해야 할 일이 있고 밤에 달이 해야 할 일이 있듯이 조용필 선배가 큰 무대에서 팬들과 만났다면 저는 그분을 만나지 못하는 소외 된 팬들을 찾아가 즐거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자신의 이름으로 음반을 냈다고 하는데 모창가수로 활동할 때와 달라진 점은 
 
작년 8월에 ‘성노’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오직 나만』이라는 노래가 라디오 선곡 순위 1~2위를 다툴 정도로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 이름으로 발표한 노래가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기쁘고 행복합니다.
 
새해 소망이나 계획이 있다면 
 
올해부터 주용필이 아닌 가수 성노로서 전국노래자랑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꿈이 하나 있다면 영등포에 노숙자들을 위한 숙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가수가 되는 것이 소망이라면 소망입니다. 
 
후기: 모창가수 주용필 아니 가수 성노에게서는 어느 유명 가수 못지않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이 느껴졌다. 지난 20년을 모창가수 주용필로 노래해 오다가 드디어 자신의 노래로 팬들 앞에 선 그의 새로운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한 가지 바람을 더한다면 앞으로 모창가수들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 하나의 대중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길 기대해 본다.
 
대담·정리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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