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청년 슈바이처 상’ 수상한 젊은 女의사 박소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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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청년 슈바이처 상’ 수상한 젊은 女의사 박소영을 만나다
특집 [인터뷰] 서울아산병원 박소영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12.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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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의료인으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 2013년 청년 슈바이처 상과 자원봉사 영상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박소영을 만나 이 시대에 필요한 참된 봉사 정신에 대해 들어 보았다. 

병원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응급의학과 의사는 가장 긴박한 순간에 처한 응급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입니다. 군대로 치면 최전방에서 싸우는 병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명 미국 드라마 ‘ER’ 이나 얼마 전에 방영한 ‘골든타임’이라는 드라마 배경이 바로 응급의학과입니다. 
 
근무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무엇입니까 
 
24시간 일하는 경우도 많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많습니다. 게다가 최선을 다해 진료했지만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거나, 제가 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환자들 때문에 어려울 때도 있죠. 저의 경우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은 신앙입니다.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구요, 삶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때마다 언제나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은 신앙이었습니다. 
 
의사가 되기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의대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공부밖에 모르던 공부 벌레였습니다. 2003년 우연히 국제청소년연합에서 주최한 월드캠프를 참석하게 되었는데,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이 만나 문화를 교류하고 우정을 나누는 행사였습니다. 그때 남아공에서 온 ‘두두’라는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그 친구는 꿈 없이 지루한 의대생활을 하고 있던 저에게 “네가 나중에 아프리카로 와서 에이즈로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치료하는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몇 년 후 제가 아프리카에 갔을 때 두두가 에이즈와 결핵 등의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친구를 잃은 슬픔에 한동안 절망에 빠져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문득 앞서 두두가 제게 했던 그 말이 떠올라 두 사람 몫의 삶을 살면서 두두의 바람을 이뤄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종종 비슷한 질문을 받게 되면 “아프리카에 병원을 세워 에이즈를 포함한 수많은 질병을 치료하고 그들과 마음도 나누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래전부터 꿈이나 어떤 직업을 목표로 삼겠다거나 이런 생각 자체를 갖고 있지는 않아요. 어떤 꿈이나 목표를 적어놓고 악착같이 “나, 이거 할거야. 이렇게 될거야”라고 말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스티브 잡스가 2005년 美스탠포드大 졸업식에서 말했던 ‘Connecting the Dots’(우리 인생은 수많은 점들로 연결되어 선을 이룬다는 뜻)처럼 어떤 일이 원인이 되어 생각지도 못한 또 다른 일들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랬을 때 제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결과를 나오더라구요. 예를 들어, 얼마 전 케냐에 협지증으로 태어난 아이를 후원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아이가 아닌 다른 환자를 도울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계획과 달리 아이를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열리면서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길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2014년 계획은
 
당장 내년 초에 어디서 뭘 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만, 내년에는 국제마인드교육원의  마인드 강사 활동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후기: 의사 박소영은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결코 어떤 의지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마음이 공감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녀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자 나름대로 봉사정신을 정의해 보았다. 봉사란 돈을 기부하거나 노동력을 투자하기에 앞서 상대방을 향해 마음을 여는 것, 그리고 마음을 교류하는 것이라고….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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