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지구촌 이태원, 다문화의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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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지구촌 이태원, 다문화의 현장을 가다
[탐방] 이태원, 다문화의 현장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11.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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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다문화 거리의 원조 격인 이태원은 인근에 용산 미군기지가 들어선 탓에 오랫동안 미군들과 외국인들만 붐비는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주말에는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더 많이 찾는 가족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밤의 거리에서 신(新)문화거리로 변모
 
이태원이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후 과거 미군 기지촌에서 벗어나 서울의 복합문화특구로 거듭나고 있다. 이태원 하면 떠오르던 이미지는 미군이나 외국인들이 쇼핑이나 유흥을 위해 찾는 곳, 낡은 상점과 유흥주점, 짝퉁 명품점 등이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명 음식점?패션숍?갤러리?공연장 등이 들어서면서 이태원이 서울의 문화?예술지도를 다시 그린다는 말과 함께 뉴욕 맨하튼의 문화거리 ‘소호’를 본떠 ‘서울판 소호’라는 별칭까지 생겼다고 한다.
 

주말엔 가족나들이객 북적... 각국의 음식과 다문화 만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호텔 뒤 ‘세계음식문화거리’. 이곳에는 그리스, 불가리아, 터키, 멕시코 등 30개국의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늘어서 있다. 기자가 찾은 지난 24일 오후 2시.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식당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거리는 연인들뿐만 아니라 친구와 함께 온 2~30대 젊은이들로부터 유모차를 끌고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젊은 부부, 자녀들과 함께 어느 음식점을 들어갈까 고민하는 40대 부부, 중년의 여유를 만끽하는 50대 주부들로 활기가 넘쳤다.
이곳에서 만난 이홍진(33?서울 마포구) 씨는 “이태원은 세계 여러 나라 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맞은편 로데오패션거리에서 아이쇼핑도 하고 삼성리움미술관이나 블루스퀘어에서 전시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외국인과 일부 젊은층만 찾는 ‘그들만의 공간’이었지만 최근 들어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 운영으로 호평
 
오후 4시가 되니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차 없는 거리’ 안내판(바리케이트)이 차량의 출입을 통제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과 차로 자유로운 도보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여유 있게 걸을 수 있었다. 11월 1일부터 매주 금?토?일 오후 4~12시 총 460m 구간에 차량이 전면 통제된다.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된 곳은 이태원로 27가길, 이태원로 23길 등 5개 도로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태원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각국의 독특한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많은 내외국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이라며 “그간 추진해 온 환경정비와 더불어 이번 보행 전용거리를 운영해 이태원은 물론 서울을 대표하는 메인 거리로 조명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차 없는 거리’의 운영은 지역주민과 상인 자율운영으로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에서 자율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있다.
호텔 맞은편 골목으로는 고가구 상점이 100여 개 들어서 있는 ‘앤티크 거리’가 있다. 그 옆으로는 독특한 의류를 판매하는 ‘로데오 패션거리’가 자리하고 있어 이태원에 오면 두,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강북의 가로수길’로도 불리는 ‘경리단길’과 문화 시설 및 패션숍들이 있는 ‘꼼데가르송길’은 지난해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배지원 기자 jiwonbae5@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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