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추위가 매섭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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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추위가 매섭다는데...
[탐방] 서민들의 난방연료인 연탄, 제2의 전성기 맞아 호황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11.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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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전국의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고유가 영향으로 서민들의 난방연료인 연탄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 삶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연탄의 원료, 석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강원도 영월 탄광문화촌을 다녀왔다.
 

영월 마차리 탄광문화촌에 가보니
 
강원도 탄광문화촌은 과거 대표 에너지원이었던 석탄이 검은 황금으로 불리던 1960~70년대 영월 마차리 탄광지역 삶의 현장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석탄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산업역군의 주역으로 활약해 온 탄광 근로자들의 삶을 체험 할 수 있는 테마형 문화공간이다. 
해설사를 따라 처음 들어선 탄광촌 생활관은 60년대 마차리의 생활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입구에는 배급표를 받는 곳, 마차상회, 마차약방, 뻥튀기 아저씨 등 그 옛날 마을의 중심지였던 곳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뻥튀기 아저씨였다. “이 곳을 찾는 분들에게 향수에 젖을 수 있도록 뻥튀기를 준비해 드실 수 있게 했다”며 사실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고 해설사가 말했다.
원주에서 온 김성권(男,56세) 씨는 양조장 앞에서 주전자를 들고 있는 아이를 보며 “어릴 적 아버지의 술 심부름하던 생각이 납니다. 양조장 앞에서 자주 옆집 친구를 만나 같이 걸어왔거든요” 하며 그 친구는 지금 뭐하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며 웃었다. 
마을 중심가를 지나 주택가로 들어서면 당시 갱도에서 일하고 돌아온 광부들의 집과 상수도 설비가 공급되지 않아 식수와 생활용수를 뜨러왔던 공동수도가 있다. 이곳은 아낙네들이 모이는 장소로 마을의 모든 경조사를 알게된다고 해서 우물방송이라는 말도 있었다. 아이들이 앉아 있는 마차초등학교 교실에 들어서니 우리나라 석탄 산업을 이해하기 쉽게 해 주는 영상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업을 듣고 마을 출구 쪽으로 나오니 영월 광업소에서 생산된 석탄이 삭도 시설을 통해 영월 화력발전소로 가고 있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전시되어 있었다. 탄광촌 생활관은 이렇게 당시의 생활상을 오밀조밀하게 잘 꾸며 놓아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1960년대 채광의 현장, 갱도 체험관
 
탄광촌 생활관을 나와 갱도체험관으로 가는 길 중간 중간에는 당시 석탄이나 기자재 인원 등을 운반하기 위한 장치 권양기, 채탄막장에 동력과 신선한 공기를 보내던 압축기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탄광촌 생활관에서 갱도체험관까지(200m) 전기차가 오고가는데 차를 타지 않고 걸어온 것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갱도 체험관에 들어서니 바로 갱도사무실이 나왔다. 이곳에서 모든 작업이 결정되는데 본 기자가 가장 궁금한 작업은 막장에서 석탄을 캐내는 일이었다. 이 일은 발파작업이 끝난 곳에 동발(지주)설치가 끝나면 갱도의 끝, 갱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구멍을 파 들어가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가장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광부들의 얼굴에 흰 곳은 눈과 치아밖에 없을 때까지 생명을 걸고 작업을 한다. 막장을 나와 갱도사무실에 도착할 때 숫한 위험을 넘어 하루하루를 살아온 광부들의 안도의 한숨이 내게 들려오는 듯했다. 사무실에 작업보고를 마치고 갱도 밖으로 나와 그들이 마신 공기와 지금 내가 마시는 공기는 같은 맛이었을까?
 
서민들 마음이 따뜻함으로 채워지길 기대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 (중략) …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시인 안도현의 ‘연탄 한 장’의 첫 구절에서 느낄 수 있듯이 연탄은 과거 서민들의 대표적인 에너지원이었다. 시대가 발전하고 새로운 에너지가 보급되었지만, 고유가와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서민들의 난방연료인 연탄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올 겨울 추위가 지난해보다 일찍 찾아오고 강추위 예보가 있어 연탄 소비량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 소식은 연탄관련 사업자들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아직도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서민들에게는 깊은 한숨이 나오게 한다. 연탄은 서민의 어려움을 증명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올 겨울도 연탄을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함으로 채워질 수 있는 행복한 사회를 꿈꾸어 보는 것은 무리일까?
 
배지원 기자 jiwonbae5@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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