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의 도시 美 디트로이트 이제 파산 도시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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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의 도시 美 디트로이트 이제 파산 도시로 가나?
Global 생생 Report 미국 디트로이트 임명철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10.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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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의 현 주소
 
한때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시가 지난 7월 18일 미시간 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디트로이트시는 1934년 파산법 도입 이후 지금까지 파산한 지방자치 단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180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지고 있다. 물론 파산한다고 해서 기업처럼 없어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파산법은 본래 채무자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부채를 탕감받거나 상환연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증세를 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등 조치를 해야 하는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현재 디트로이트 실업률은 18.6%(미국 평균 7.6%)로 미국 최대 수준이고 살인범죄율 또한 뉴욕시보다 11배나 높다. 시에는 종종 전기와 상수도가 끊기고 버려진 폐가와 건물이 8만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버려진 건물들은 갱단들의 마약, 밀수 장소로 이용되기도 해 정부에서는 빈집을 불태우기까지 한다. 길거리는 사람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고 그나마 남아 있는 사람들조차 이곳을 벗어나려고 한다.
 
강성노조 파업·퇴직공무원 연금이 원인
 
미국 경제를 이끌어가던 디트로이트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먼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추락을 꼽을 수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회사가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값싼 임금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950년대 180만이던 인구가 현재는 70만에 불과하고 당연히 자동차 산업의 추락과 인구 감소로 세수가 크게 줄었다. 더욱이 현직 노동자보다 퇴직자가 두 배로 증가하면서 도시 부채 중에 60억 달러가 퇴직공무원에게 줄 연금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러한 자동차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도 고임금과 좋은 복지에 익숙해진 노조는 물러서지 않고 파업을 일으켰다. 市정부 또한 재정을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빚을 내어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했고 부정부패까지 만연해지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은 하나둘 다른 곳으로 이전해 갔다.
미국 내 재정이 부실해진 곳이 디트로이트시 만은 아니다. 파산법 도입 후 500여 지자체가 파산신청을 했고 2008년 금융위기로 여러 도시의 취약한 재정 상태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디트로이트는 한국에도 여러 가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도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매년 임금협상 때마다 강성노조의 파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시와 같은 사태가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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