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고갯길, 문경새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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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고갯길, 문경새재를 가다
특집 [탐방] 가을비경-② 문경새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10.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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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을 소개했다. 이 중 네티즌 투표결과 1위를 기록하며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문경새재’다. 대체 무엇이 수많은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여행의 계절 가을을 맞아 경북 문경 문경새재를 찾아가 그 매력을 만나 보았다.

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지방에서 한양으로 향하는 중요한 관문 중 하나이자, 수많은 선비가 청운의 꿈을 품고 과거시험 보러 가던 길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현재는 아름다운 풍광과 다양한 볼거리 그리고 역사적 가치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꿈, 희망, 좌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애환이 서린 길 

지난 10월 20일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문경새재는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문경새재 입구에서는 문경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옛길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에는 그 옛날 길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상을 접할 수 있는 유물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을 지나 본격적으로 문경새재 길에 올라서자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관광객의 소망이 적혀 있는 벽이 눈에 들어왔다. 과거 조선 시대 수많은 선비가 입신양명의 꿈을 품고 이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중 누군가에게는 과거에 급제해 금의환향하는 길이었을 것이고, 혹 누군가는 시험에 낙방해 죽기보다 걷기 싫은 길이었을지 모르겠다. 과거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이 추풍령이나 죽령이 아닌 문경새재를 고집한 데에는 재밌는 이유가 있다. 죽령을 넘으면 죽죽 미끄러지고,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지만, 문경은 그 지명처럼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시험에 대한 징크스는 크게 다르지 않았나 보다. 
 
유명 사극 촬영지에서 이색 추억 만들기
 
주흘관을 지나 조금만 걷다 보면 ‘태조 왕건’을 시작으로 ‘장옥정’, ‘관상’ 등 수많은 유명 사극의 배경으로 쓰인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문경새재를 찾는 이들이 꼭 거쳐 가는 단골코스 중 하나인데, 7만㎡에 달하는 넓은 장소에 궁궐, 양반가옥, 서민가옥, 저잣거리 등이 갖춰져 있어 조선 시대의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마치 사극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즐겁게 시간을 보냈는데, 남편의 주리를 틀며 앞으로 잘하라는 아내의 외침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사극세트장을 나와 본격적으로 문경새재 길을 걸어보았다. 약 6.5㎞에 달하는 황톳길을 걷는 내내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펼쳐졌다. 그래서인지 제법 먼 거리를 걸었음에도, 오히려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는 것만 같았다. 경기 용인에서 가족들과 함께 방문한 이지석(40세, 男) 씨는 ‘지난 해 여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지난번에는 문경새재의 역사적 가치를 배우고 갔다면 이번에는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마음껏 느끼고 돌아가고 싶다”고 관람 소감을 말했다. 
 

지자체의 적극적 홍보와 시민들의 참여로  주말 이틀간 무려 12만 명 몰려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10.19~20일 이틀간 역대 최대 인파인 약 12만 명이 문경새재를 다녀갔다고 한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약 2배가 넘는 수치다. 이처럼 많은 관광객이 모인 이유는 가을 성수기인 탓도 있지만,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참여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날만 해도 한우축제, 사과축제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문경새재 외에도 문경온천, 석탄박물관, 가은오픈세트장, 철로자전거 등의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큰 이유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갑자기 몰린 인파로 인한 심각한 차량 정체와 주차 문제로 불편함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청명한 하늘과 시원한 바람에 괜시리 마음이 설레인다면 한 번쯤 문경새재로 발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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