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곳, 중남미 문화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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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곳, 중남미 문화원을 가다
[탐방] 중남미 문화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10.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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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 기자는 태양의 열정이 가득한 중남미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은 30시간의 비행 대신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단 1시간 10분의 여정, 중남미의 박물관·미술관·조각품·마야벽화 등을 관람하는 비용은 단돈 5천 5백 원이면 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 바로 고양시 고양동에 위치한 중남미문화원이다.

“문화는 소유가 아닌 나눔이다”
 
중남미문화원은 아시아 유일의 중남미 관련 박물관으로 이복형 前 대사와 부인 홍갑표 이사장이 1994년 설립하였다. 코스타리카?아르헨티나?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에서 30년 동안 외교관 생활을 한 이복형 前 대사와 함께 골동품 시장에서 먼지 끼고 색 바랜 문화유산들을 발품을 팔아가며 수집한 3,000여 점이 박물관 건립의 바탕이 되었다.
홍 이사장은 박물관 건립이 대학이나 재벌이 하기에도 벅찬 일이라고 만류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퇴직금, 사재를 털어 박물관을 건축했다. 그는 “아무리 비싼 그림 끌어안고 있어 봐야 죽을 때 가져가지 못한다. 문화는 소유가 아닌 나눔이다”라는 신념과 남미의 태양 같은 열정으로 문화유산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 빛나게 했다. 
 
세계적인 중남미 문화 테마공원
 
중남미문화원은 약 1만 7천㎡ 대지에 크게 박물관(1994), 미술관(1997), 조각공원(2001), 종교전시관(2011), 연구소(2011)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에는 중남미의 대표적 문화인 마야?아즈텍?잉카 유물 2천여 점이 4개의 테마로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은 중남미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그림과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는 유럽이나 미주의 몇몇 유명 작가들에만 국한되어 있는 우리나라 미술계에 중남미 작가들의 전시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한 곳이다. 또한 조각공원을 비롯한 야외에는 중남미 대사관(12개국)에 조각 기증 요청을 해 국내에 들어온 현대 조각가들의 작품이 공원 및 산책로, 휴식공간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예술품을 통한 중남미 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조각공원 내 종교전시관은 모두 현지에서 들여온 것들로 400년 된 낡은 종, 스페인제 타일, 멕시코의 고풍스런 목조각 문, 현지 공방에서 주문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성당에서 사용하던 의자까지 들여와 만들어졌다. 
중남미문화원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건축물(작품)은 가로 23m, 세로 5m 길이의 고열 도자로 만든 마야, 아즈텍, 잉카 세라믹 벽화(2011)다. 홍 이사장은 이 벽화의 완성을 통해, 중남미문화원은 역사와 문화를 아울러 중남미 문화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공간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상업적 활용 배격, 오직 마음의 휴식처로 남길 원해
 
최근 문화원을 배경으로 드라마, 영화, 광고의 촬영 장소 협찬 요청이 쇄도하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이곳은 상업적 목적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방문객들의 정신적인 안식처이자 마음의 휴식 공간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문화원에서는 이러한 전시 활동 외에도 연극 및 음악회 개최, 중남미 문화 강좌, 중남미 요리 강좌, 연구지 발간, 체험학습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문화원 내 레스토랑에서는 20년 경력 주방장의 '빠에야'(스페인)를 맛볼 수 있으며 조각공원을 거닐다가 부담 없이 앉아서 먹을 수 있는 '따꼬'는 주말에 문화원을 찾는 가족과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다.
중남미문화원을 방문한 많은 중남미 지역 관료와 외교관들은 이곳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2011년 개관식 때 참석한 코스타리카 파비오 부통령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어느 박물관, 미술관을 가도 안팎으로 고루 아름다운 이 중남미문화원만한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극찬했다.
중남미 문화원은 거리만큼이나 멀게만 느껴지는 중남미 제국을 친근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것이 문화의 힘이요, 또한 이 문화원의 자랑이기도 한다. 정부나 기업의 후원 없이 단지 노부부의 열정과 헌신, 문화에 대한 사랑으로만 유지되는 이곳을 나오며 진정한 ‘나눔’이 무엇인지, 애국자의 모습은 어떠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관람문의 : 031-962-7171 / www.latina.or.kr
 
배지원 기자 jiwonbae5@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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