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68주년 광복절을 맞아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다, 문득 친구 따라 호기심에 피우기 시작한 담배를 20여 년간 끊지 못했던 필자의 지난 세월을 떠올린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까?
요즈음엔 웬만한 공공장소는 금연 구역이지만, 30여 년 전에는 버스 안은 물론 비행기에서조차 옆 사람의 기침 소리를 무시하고 연기를 뿜어대도 괜찮은, 오로지 흡연권(?)이 우대되던 시대였다. 한번 들여진 습관은 목이 부어 말하기가 어려워도, 잇몸이 부어 피가 나도 멈출 수가 없는 중독이 되어 버렸다. 끊으려 몸부림칠수록 “담배 끊는 모진 인간과는 상종도 말라”는 세상의 우스갯소리처럼 정말 어려웠다. 오랜 세월 동안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할 수 밖에 없는 ‘담배의 종’으로 살았던 것이다.
내가 좋아서 선택했다면 반대로 싫을 때도 그만둘 수 있어야 진정한 자유가 아닐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는 분명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노비의 삶이다. 우리의 말과 글, 심지어 이름까지 빼앗기고 살았던 일제강점기와 담배의 노예로 살아온 필자의 지난 20여 년 세월은 어찌 보면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구 박사/ 한국토지주택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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