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고대문명의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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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고대문명의 요람
터키 앙카라=정아영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8.03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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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

 

터키가 자리한 아나톨리아 지역은 고대의 다양한 인류 문명이 발생한 곳으로, 동서남북 어디를 가도 다양한 인류 문명의 역사가 남아 있어 전국이 문명박물관 같은 곳이다. 이 땅은 고대 히타이트 제국으로부터 시작하여 비잔틴 제국, 오스만 투르크 제국 등 3대 제국을 탄생시켰다.
터키 수도 앙카라의 성벽 외곽에 있는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은 고대 인류 역사와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중요한 박물관으로, 원래는 대상인의 저택이었으나 15세기에 귀금속 시장으로 쓰였던 건물에 들어서 있다.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세계사의 시작인 구석기 시대에서부터 비잔틴 시대까지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너무 많아서인지 박물관 밖 정원까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로마 시대의 원주(圓柱), 석상, 비석 등이 진열되어 있다.
이 박물관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귀중한 유물을 소장하고 있어 68개 박물관 대표가 참여한 1997년 스위스 로잔의 세계 박물관 회의에서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이 최우수 박물관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히타이트 5백년 역사 다시 살아나다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이 ‘히타이트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1900년대 초반 앙카라 동쪽으로 150km 떨어진 보아즈칼레라는 시골 마을에서 평화조약의 내용이 담긴 점토판이 발굴되면서 3천여 년이 넘도록 암흑 속에 묻혀 있던 그들의 역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평화조약이 맺어진 전투라고 할 수 있는 ‘카데시 전투’였는데, 이집트와 히타이트가 16년의 대전쟁을 치르고 맺어진 조약이었다.
히타이트 제국은 인류 최초로 제철 기술을 발달시킨 나라로, 철제 무기를 이용해서 영토를 확장하는 등 크게 융성했다. 당시 철은 매우 귀해 금의 5배, 은의 40배 가격에 거래됐다고 한다. 언제 어디에서 처음으로 철광석에서 철을 야금(冶金)하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학자들은 청동기 시대 후기인 기원전 1500년 경에 히타이트 왕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은 지금까지 필자가 가봤던 곳과는 다르게 많은 유물이 유리관 속 유물이 아닌, 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전시되어 살아있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한 문명의 쇠퇴나 몰락은 세상의 종말이 아니라 지식의 틀과 생산기술이 바뀌는 전환점이며, 그에 따라 지배계층도 바뀌지만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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