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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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가다
전쟁의 아픔 딛고 통일을 지향하는 안보교육의 현장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7.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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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은 대한민국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안겨 주었으며, 지금까지도 그 상처가 온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간은 망각의 주인이라 했던가. 전쟁 참상도, 자유를 지키기 위해 생명을 바친 선조들의 노력도 어느새 먼 과거의 일이 되어 조금씩 잊히고 있다. 어디에 가면 그날의 생생한 역사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을까? 이러한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곳이 바로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다.
 

 

 

냉전 시대 이념 갈등의 축소판 ‘거제도 포로수용소’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자, 조선사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곳에는 6·25 전쟁의 또 하나의 아픈 흔적이 남아 있다. 1950년 11월 27일 UN군에 의해 거제도 일대에 설치된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북한군 15만 명, 중공군 2만 명 등 최대 17만 3천여 명의 적군 포로가 수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중 300여 명의 여자 포로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친공(親共) 포로의 저항과 친공 포로와 반공(反共) 포로 간의 유혈분쟁이 끊이지 않는 등 냉전 시대 이념 갈등의 축소판이었다. 특히 친공 포로들은 수용소 내에서 ‘해방동맹’이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격렬히 저항했다. 심지어 당시 포로수용소의 소장이었던 돗드 준장을 납치하는 사건도 있었다. 반공 포로들을 학살하는 사건도 빈번했다. 1951년 9월 17일에는 급기야 북의 지령을 받아 300여 명의 반공포로를 인민재판이라는 명목으로 무참히 학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후 끝이지 않는 유혈분쟁은 결국 포로 분리·분산작전이 진행된 후에야 종식되었다.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이제 일부 잔존 건물을 통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포로수용소의 역사와 포로들의 생활상, 포로들의 치열한 대립은 다양한 자료와 유물을 통해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포로들의 생활상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어

한여름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지난 7월 7일,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찾아가 보았다. 이날 기자를 처음으로 반겨준 것은 낯선 나라의 전쟁에 참전해 목숨을 바쳐 싸워준 16개 6·25 전쟁 참전국의 국기와 UN기였다. 깃발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자 과거 10만여 피난민의 목숨을 구해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로 불리는 ‘흥남철수작전’ 기념비와 당시 작전을 수행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모형을 만날 수 있었다. 유적공원 내에는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배치현황, 생활상, 폭동현장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었다. 유적공원에 와서 기자의 마음에 한 가지 분명하게 새겨진 것은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비극이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국민의 행복 위해 튼튼한 안보가 필수

이날 유적공원을 찾은 박윤택(72세, 男, 부산) 씨는 “이곳에 와보니 전쟁 당시 피난민 생활을 하며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하던 기억이 납니다. 젊은 세대들이 이곳을 방문해 전쟁의 참혹함을 제대로 알았으면 합니다”라고 관람 소감을 말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옥필 씨는 “전쟁을 겪었던 할머니들과 함께 울던 일, 죽기 전에 꼭 한 번 다시 거제도를 찾아오고 싶어 하던 반공 포로 출신 아버지의 소원을 생전에 이뤄주지 못한 것이 아쉬워 영정 사진을 가지고 찾아온 자녀와 함께 눈물 흘리던 일은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국가안보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며 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수많은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어진 진솔한 경험담을 말했다.
 장맛비를 맞으며 돌아오는 길, 과거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어느새 아파트와 주택이 가득한 평화로운 도시로 변한 거제도를 바라보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튼튼한 국가안보가 필수라는 마음이 들었다. 관람문의: 055-639-0625 / www.pow.or.kr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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