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바울’
상태바
뮤지컬 ‘바울’
공연리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7.12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 오랜만에 대학로에 위치한 소극장을 찾았다. 기독교적인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9개월 동안 3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9월까지 연장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는 뮤지컬〈바울〉이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던 차였다. 이 작품은 2천 년 전 이스라엘에서 가장 유능하고 촉망받던 유대교인 사울이 예수를 만난 후 그의 사도로 변화되어 1만 7천㎞에 이르는 전도여행의 여정을 그렸다.
원래 사울은 율법주의자로서 사도인 스데반을 죽이는 데 앞장섰다. 그리고 예수를 따르는 무리를 잡아들이기 위해 엘루마(가상 인물로 사울의 회심 후 그를 계속 추격하면서 복음 전파를 방해함)와 함께 사막을 건너던 중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예수’를 만나면서 자신의 신념을 뒤흔드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 후 그는 바울(가장 낮은 자)로 이름을 바꾸고 자신의 고향 예루살렘 다소에서 10년 동안 천막을 만들면서 전도하게 된다.

 

 

그 후 바나바의 권유로 전도여행의 대장정을 시작하게 되는데, 지중해와 아리아 각 도시를 다니며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귀신을 쫓으면서 많은 사람에게 전도한다. 하지만 그 전도로 인해 고난과 고초를 겪어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자신이 세웠던 교회로부터 뼈아픈 배신을 당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그는 벼랑 끝으로 몰리지만, 예수가 등장하여 끊임없이 그를 격려하고 주의 사랑을 확신하게 한다.
결국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제사장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전하지만, 재판에 회부되고 사형을 당하게 되면서 전도의 여정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예수님과 재회하는 장면에서 그는 “누가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고백한다.
이 작품은 같은 공간에 등장하는 인물이 성경과 다르고 사건도 일부 각색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성경에 충실하면서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소극장의 특징을 잘 살렸다. 배우들이 객석 계단을 이용해 이동하면서 무대와의 구분을 없앤 점과 아기자기한 유머들도 눈에 띄었다. 반면에 무대 연출이 단조롭고 극이 형식적인 틀에 맞추어진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바울의 전도 여행은 곧 고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안위를 전혀 돌아보지 않고 오직 대적자였던 자신이 입은 사랑을 전파하기 위해 고난과 고초를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그 멀고 먼 여정을 마쳤던 사도 바울의 삶이 ‘나는 어떤 신념과 사랑을 위해 인생의 고난 길을 걸어갈 것인가’를 잠잠히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배지원 기자 jiwonbae5@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