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거나 강연을 하다 보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정말 내가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급한 마음에 숙성시키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들로 채워보기도 하지만, 그것이 바닥을 가려주지는 못한다.
처음에는 이런 느낌이 너무 싫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바닥을 보는 게 나에게는 오히려 약이 되는 것을 종종 본다. 청중이나 독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호응을 보내면 나 자신에게는 득이 될게 별로 없고, 그 다음 강연을 거품 위에서 시작하게 되어 언젠가는 크게 추락하게 될 것이다. 반면, 생각했던 만큼의 반응이 없으면 그 원인을 찾기 시작하면서 논리적이지 못한 부분과 설득력이 빈약한 자료들을 점검하고 보완한 후에 다음 강연이나 글쓰기에 임하게 되어 더딘 것 같지만 더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당장 얻는 데에만 집착하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사고(思考)도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박문택 변호사/ 법률사무소 담소
저작권자 © 주간기쁜소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