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추사의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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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추사의 예술혼
추사박물관 6월 3일 과천시에 개관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3.06.2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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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문학의 위기라고 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인문고전학에 대해 세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반갑게도 조선 후기 독창적인 서화가이자 실사구시를 제창한 학자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 선생의 국내 최대 단독 박물관이 지난 6월 3일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에 개관되었다.
 

 

 

추사의 다양한 면을 작품을 통해 체감

추사박물관이 과천에 개관된 이유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생부 김노경의 별서 과지초당이 과천에 있는 연고이다. 이곳은 추사가 말년의 4년을 지내면서 학문과 예술혼을 불태운 장소로, 이번 추사박물관 개관과 함께 과지초당이 야외마당에 복원되었다.
추사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박물관 외벽에 웅장하게 세워져 있는 ‘불이선란도’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과천에 머무를 당시의 작품으로 추사 선생의 작품 정수를 느낄 수 있게끔 의도적으로 디자인된 곳이다.
총 3층(B1F~2F)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기증전시실, 기획전시실, 뮤지엄숍, 체험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설전시실은 추사의 학문과 예술을 주제별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추사의 어린 시절부터 유배 생활 등 추사의 삶과 인간적인 면모를 살필 수 있다. 추사의 친필 간찰(편지) 26점과 스승 박제가 및 청대 학자인 스승 옹방강과 완원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있다.
지하 1층 후지츠카 기증실의 전시품들은 일본의 유명한 추사 연구가 후지츠카 치카시가 수집한 친필, 고서, 서화 등 14,500여 점을 그의 아들 후지츠카 아키나오가 과천시에 기증한 것으로,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환수를 이끌어낸 과천시 추사연구회의 모범 사례이다. 이외에도 금석학자로서의 추사의 면모를 비롯하여 일생 동안 그의 서체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을 통해 추사의 피나는 수련과정을 엿볼 수 있다.

마천십연(磨穿十硏) 독진천호(禿盡天毫)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박물관의 해설사들은 관람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추사에 대한 설명을 하려고 여념이 없었으며,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체험실에서 추사의 작품인 세한도 탁본 작업을 하느라 아이들과 먹을 가지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
추사박물관 허홍범 학예연구사는 “추사 선생에 대한 상식으로 보통 천재성을 이야기하는데, 천재성의 바탕에는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라며 “추사 선생의 편지 중 ‘마천십연(磨穿十硏) 독진천호(禿盡天毫): 열 개의 벼루를 갈아 없애고 천 자루의 붓을 다 닳게 했다’의 글귀를 통해 글씨에 대한 추사 선생의 집념과 끊임없는 노력을 관람객들이 체험했으면 한다”고 개관 소감을 밝혔다.
과천시의 오랜 준비 과정을 통해 새로 태어난 추사박물관이 앞으로 서예가나 추사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추사의 끊임없는 학예 수련과 예술혼을 배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추사박물관 www.chusamuseum.go.kr, 6/3~8/31 무료관람

이미경 기자 jademk@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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