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는 빈 병으로 지은 학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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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는 빈 병으로 지은 학교가 있다
필리핀 마닐라=이주은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6.1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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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들에게 소망을 준 일락 디아즈(Illac Diaz)와 마이셀터(MyShelter)재단

필리핀의 루손섬 남부의 도시, 산파블로에는 페트병과 유리병 수천 개로 완성된 학교 건물이 있는데, 이를 ‘보틀 스쿨(Bottle School)’이라고 부른다. 어떻게 해서 이런 특이한 건축물이 만들어졌을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창업자 일락 디아즈와 그가 창립한 마이셀터재단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일락 디아즈는 원래 필리핀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모델이었다. 모델 일을 통해 상당한 재산을 모으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는, 우연히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현실을 접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해운회사를 운영하면서 육지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기 어려운 선원들을 위해 친환경 기숙사를 만들고 각종 질병에 노출된 그들을 위해 소규모 의료시설을 함께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선원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을 위한 병원, 주택, 학교 등의 건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 결국은 사회적 기업인 마이셀터재단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이 재단은 빈민들에게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가 없는 이들이 자신이 살 집을 짓도록 해서 그들이 건축 기술을 익혀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재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전기가 없는 마닐라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A Liter of Light’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도 제공한다. 물과 세제만을 이용해 최소 10개월간 쓸 수 있는 전구를 만들어 나누어주었는데, 이로 인해 불안정했던 전기 공급과 비싼 전기료로 고통 받던 사람들의 고민이 해결되고 누전으로 빈번하게 발생했던 화재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페트병과 유리병만으로 학교 지어 기증

필리핀에는 학교를 못 다니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디아즈는 페트병으로 건물을 지으면 적은 돈으로 많은 사람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해 2010년 11월에 산파블로 지역에서 ‘보틀 스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필리핀에서는 2주에 교실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양의 페트병이 나오는데, 건설 자재는 지방 정부가 기증했고 자원 봉사자들이 건설 인부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렇게 유리병만을 이용해 만들어진 ‘에코 벽돌’은 일반 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3배 가량 강하다고 한다. 보틀 스쿨은 마이셀터재단의 참신한 기획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그리고 지방정부의 기증이 이루어낸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있지만, 이처럼 직접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례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일락 디아즈의 아름다운 도전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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