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에 대한 시각을 바꾸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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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에 대한 시각을 바꾸게 하다
빗물 이용으로 에너지 절약에 침수예방까지 일석이조 -서울대 빗물연구센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6.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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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기후대비, 재난대비 비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이제 가정에서 에너지도 자체 생산, 물도 자체 수집, 공기도 자체 정화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물 부족 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빗물 이용 연구를 통해 물 부족, 에너지 부족, 홍수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대 빗물연구센터를 찾아 빗물 활용법과 실천 사례를 알아보았다.

 

 

옥상 텃밭으로 건물 냉방 효과

요즘 30℃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일부 원전까지 중단되어 올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때 서울대 빗물연구센터는 최근 서울대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건물(35동) 옥상에 총 840m² 규모의 텃밭과 정원을 만들어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측정한 옥상 텃밭의 표면온도는 약 24℃, 콘크리트 표면은 약 50℃였다. 옥상 표면 온도가 25℃ 낮아지면 건물 내부 온도가 3~4℃ 내려가 냉방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곳은 일반 텃밭과 다르게 빗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우선 국내 최초의 ‘오목형’ 구조로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고 가장자리를 높여 빗물을 효과적으로 모은다. 옥상 표면과 흙 중간에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빗물 저류 배수판을 설치해 가뭄 시 마른 흙이 그 물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옥상에 모인 빗물은 홈통을 통해 흘려보내 ‘빗물 저금통’에 모아 조경 용수와 청소 용수로 쓰인다.

세계가 인정한 빗물 이용 시스템

서울대 빗물연구센터장인 한무영 교수는 “빗물은 더러운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연간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약 1,270억 톤의 깨끗한 수자원이 모두 더러운 하수로 바뀌게 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물 부족, 홍수, 수질오염, 정수 에너지 과다 사용 등 모든 물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작년 6월, 서울대 빗물연구센터는 전남 신안군과 함께 총 10가구가 사는 신안군 기도(箕島)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가정집마다 3.75톤의 빗물을 저장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관개 용수나 조경 용수, 음용수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사례가 국제적으로 알려져 오스트리아의 에너지글러브재단이 주는 세계적 권위의 환경상인 ‘에너지글로브어워드’ 상을 받게 되면서 세계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도심 홍수 사태 근본 해결책은

최근 강남역이나 대도시 곳곳이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되면서 일각에서는 하수도 관리가 잘못됐다는 등 여러 의견이 나오면서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빌딩 지하저수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었고, 현재 서울대 정문 지하에 약 4~6만 톤의 저류조를 건설하고 있다. 빗물이 그곳에 모이게 되면 신림동 등 관악구 주민에게는 당장 도움이 되겠지만 일 년 중 그 큰 시설을 사용하는 날이 며칠이나 될까? 그 물을 처리?관리?운반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까? 홍수가 나는 이유는 물이 한꺼번에 빨리 모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35동에 설치한 빗물이용시스템을 각 건물 옥상에 적용해 빗물을 저장하고 하류로 내려가는 시간을 늦추게 된다면 지금 같은 물난리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빗물에 대한 의식전환이 필요

서울대 빗물연구센터는 지난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옥상 텃밭을 만들었다. 서울시는 ‘옥상녹화?텃밭 조성사업’ 지원 대상을 65m² 이상인 민간건물로 확대해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빗물이용시스템에 대해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 이렇게 해서 돈이 얼마나 절약되겠느냐?”고 부정적인 사람도 있지만 “만약 여러분 가정이 단수되어 화장실 변기에 내려갈 물조차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고 해 보자. 과연 어떤 물을 쓸 것인가? 최악에는 밖에서 대소변을 해결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센터연구원은 말했다.
하늘에서 처음 떨어지는 순수하고 깨끗한 빗물은 빈부귀천 없이 우리 모두에게 골고루 공짜로 떨어진다. 이 빗물을 그대로 받아 적은 비용으로 이롭게 쓸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버려져 더러워진 물을 하류에서 모아 재사용하는 데 돈을 낭비할 것인가? 깊이 생각해야 할 때이다.

배지원 기자 jiwonbae5@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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