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의 역사 왜곡 등 망언... 국제사회와 공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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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의 역사 왜곡 등 망언... 국제사회와 공조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이명찬 박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6.0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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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베 총리 등 극우 지도층들이 연일 주변국 침략 및 위안부 동원 부인 등 심각한 역사 왜곡 발언으로 국제사회를 분노하게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왜 일어나고 있는지 원인과 배경 그리고 대책 등을 알아보기 위해 동북아역사재단 이명찬 연구위원(정치학 박사)을 만나 보았다.

최근 아베 총리의 침략 부인 발언 등 역사 왜곡이 심각한데 왜 그런가.

지금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 등 심각한 역사 왜곡 발언을 서슴지 않는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아베 총리가 가장 존경하고 정치적 멘토로 생각하는 외조부 기스노브스케는 A급 전범용의자였다. 3년 가까이 감옥에서 재판을 받던 중 냉전이 터지면서 복권되어 수상까지 지냈다. 독일은 전쟁에 책임 있는 세력이 세계 2차대전 이후 완전히 사라졌지만, 일본은 그 핵심인 천황도, 기스노브스케도 그대로 살아 있다.
그리고 과거 전쟁에 책임 있는 세력들이(70~90세) 물러나고 새로운 세대가 정권을 잡게 되면서 침략 전쟁에 대한 부채의식이 거의 없다. 이러한 상황에 엔저 정책으로 경제가 살아나 국민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아베 총리는 그동안 억눌러 놓았던 본심을 드러내 우경화된 정책들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아베 총리 등 일부 지도층의 극우경화 모습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나.
 

 

 

가장 핵심적인 정치적 목적은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국민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과거 침략전쟁이 심각한 것이 아니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기 위해 위안부 문제도 ‘그렇게 험악하게 한 적 없다’, ‘정부가 동원한 적이 없다’는 등 범죄성을 희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헌법 개정을 꼭 하려고 하는가? 결정적인 요인은 지금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 열도 문제로 언젠가는 중국과 군사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미?일 안보조약으로는 헌법상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같은 아베 총리의 위안부 발언에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는데 좋은 대책은 없는지.

위안부 문제만큼은 중국과 우리만 나설 것이 아니라 인권문제와 세계 여성인권 차원으로 미국, 유럽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세계 여론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 방법이다.

일부에서는 일본에 대응해서 미국중국 등과 공조 방안도 제기되고 있는데.

중국은 센카쿠 열도를 청일전쟁 때, 한국은 독도를 러일전쟁 때 일본에 뺏겼다. 그래서 이것을 역사 문제로 보고 한국이 중국과 손잡고 일본을 압박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좋은 방책이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현재 공산주의 1당 체제에서 힘이 강해졌을 때 우리와 손잡고 일본을 밀어붙이고 경계를 하다가 나중에 중국이 우리에게 뭔가 압력을 가하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과 공조해서 미국이 일본에 압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일본은 미국의 말은 순순히 듣지만 중국이 말하면 오히려 반발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지도층이 아닌 일반 국민은 아베 정권의 이런 모습에 동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에서 10년을 살면서 느낀 점은 일본이 상당히 민주화된 선진국이라는 것이다. 사회 규범을 굉장히 잘 지키고 예의도 바른 사람들이다. 단지 역사 문제만 나오면 사람들이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우익들의 말에 부화뇌동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실제로 역사 문제에 대해서 과거 일본이 나쁜 짓을 했다는 것을 아는, 의식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아베 총리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약 40% 정도는 우경화를 지지할지 몰라도 나머지 60%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아베 총리의 지지도가 70% 이상 올라간 것은 경제 문제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한 지지율이지, 아베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망언이나 헌법 개정에 대한 지지를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과거사의 한계를 넘어 공영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정부 차원에서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등은 참 해결하기 어렵다. 국가적인 입장이 있기 때문에 쉽게 양보를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외교관 천 명이 달라붙어도 풀지 못했던 양국 관계를 배용준이 ‘겨울연가’ 하나로 바꿔놓았다. 다시 말하면 역사문제는 역사문제대로, 문화교류는 문화교류대로 계속 진행하는 ‘투트랙(Two-track)’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오히려 일반 국민 사이에 상호 이해가 깊어지면 그게 하나의 힘이 되어 위안부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나.

최근 영국 BBC 방송이 실시하는 국가 평판도 조사에서 올해 일본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기 있는 나라였다. 이것은 중국, 한국 외에는 전 세계가 일본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가 세계적으로 더 매력적인 국가로 급성장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렇게 됐을 때 국제사회는 물론, 일본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 하게 될 것이다.

대담·정리/ 배지원 기자 jiwonbae5@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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