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그라츠의 버스는 폐식용유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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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그라츠의 버스는 폐식용유로 움직인다
오스트리아 빈=권오선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5.3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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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에서 자동차 엔진 속으로”

오스트리아는 산과 호수의 나라, 음악과 예술의 나라라는 명성뿐 아니라 친환경 국가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 명성에 걸맞게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는 “프라이팬에서 자동차 엔진 속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에코서비스(Oekoservice)’ 회사가 일반 가정, 식당에서 폐식용유를 거둬들여 바이오 디젤 생산회사 ‘시그(SEEG)’에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비영리 회사인 에코서비스는 일반 가정에는 3~5ℓ, 식당에는 20~1,000ℓ 크기의 폐식용유 통을 무료로 나눠준다. 수거 시간을 예약하면 에코서비스의 수거차량이 시 전역을 샅샅이 돌며 폐식용유를 수합한다. 그렇지 않은 모든 가정은 매달 한 번씩 있는 수거 시간표에 따라 폐식용유 통을 수거장에 두면 수거해 간다. 수거된 폐식용유는 정제 과정을 거쳐 시그에 판매되고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 디젤로 재탄생하게 된다.
에코서비스 관계자는 “해마다 식당에서 280톤, 가정에서 70~100톤 가량의 폐식용유가 모아진다”고 말한다. 이렇게 모여진 폐식용유가 해마다 380만 리터의 바이오 디젤로 거듭난다. 실제로 그라츠 시내 곳곳을 운행하는 152대의 버스는 모두 바이오 디젤로 움직인다. 버스 정류장에 가보면 매연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버스가 출발할 때 매케한 냄새 대신 고소한(?) 냄새가 난다.

 

 

그라츠市의 성공 요인은 성숙한 시민 참여정신

그라츠의 이러한 정책 및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이런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들로는 △분명하고 안정적인 정책과 공사기업 간의 협력 시스템 △대학교와 기업, 지방자치단체의 긴밀하고 성공적인 협력관계 △신뢰할 만한 바이오 디젤 기술을 제공한 학계의 지속적인 뒷받침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모든 시민과 크고 작은 식당 경영주들의 성숙한 의식과 참여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티끌 모아 태산’이나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유럽의 많은 나라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국가부도 상태로 허덕이고 있지만, 현지에서 본 대한민국은 유일하게 IMF 위기를 잘 극복한 나라라는 칭찬을 듣고 있다. 국민들의 ‘금 모으기’와 해외교포들의 ‘고국으로 외환 보내기’라는 시민 참여정신이 나라 전체를 경제 위기에서 건져낸 좋은 예라고 말한다.
우리 속에 있는 크고 작은 아이디어와 그것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기술과 참여정신이 함께한다면 오스트리아의 그라츠市가 이루어낸 것 못지않은 많은 새로운 것들을 우리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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