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통해 세계와 정(情)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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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통해 세계와 정(情)을 나누다
성북 다문화축제 ‘누리마실’, 인종과 피부색을 넘어 모두가 하나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5.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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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만 해도 약 140만 명으로, 대전광역시 인구(약 150만 명)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5월 12일(일)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일대에서는 음식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성북 다문화음식축제 ‘누리마실’이 열렸다.

 

 

세계 26개국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나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누리마실’에는 총 26개국 49개 팀이 참가해 축제를 찾은 2만 5천여 명 시민의 오감을 사로잡았다. 특히 독일, 터키, 방글라데시, 멕시코 등 각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셰프가 직접 자국의 요리를 선보이는 ‘국가대표 요리사’ 부스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프랑스, 파키스탄, 인도 등 각 국가를 대표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부스 역시 이국의 요리를 체험하고자 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시원한 독일 맥주와 햄 샌드위치, 프랑스식 달팽이 요리, 터키 케밥 등 다국적 요리를 마음껏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족과 함께 참여한 모하메드 호사인(38세, 男, 방글라데시 대사관) 씨는 “올해로 2번째 축제에 참가했는데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즐거움을 표현했고, 지인과 함께 축제를 찾아온 김창연(34세, 男, 강서구 가양동) 씨는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그러나 좀 더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졌으면 더 좋은 행사가 되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수 인순이의 열정적인 무대 축제의 즐거움 배가시켜 

축제의 개막식은 김영배 성북구청을 비롯해 터키, 방글라데시, 앙골라 등 여러 국가의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인 샘 해밍턴(37세, 호주) 씨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명인사 중 시민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이는 가수 인순이(55세, 본명 김인순) 씨였다. 가수가 아닌 (사)‘인순이와 좋은 사람들’ 이사장으로서 참석한 인순이 씨는 성북문화재단과 MOU를 체결했으며, 올 하반기 신설될 성북구 다문화 도서관의 명예관장으로도 위촉되었다.
위촉식을 마친 후에는 다시 가수 인순이로 변신해 〈거위의 꿈〉〈밤이면 밤마다〉〈Climb every mountain〉등을 열창하며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했다. 인순이 씨는 “우리가 레스토랑에 갈 때 다문화 음식 먹으러 간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준비된 행사를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즐겨 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해밀학교’ 설립

인순이 씨는 최근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인 ‘해밀학교’를 강원도 홍천에 설립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라디오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고등학교 졸업률이 28%라는 사실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안학교 설립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그녀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주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학교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해밀학교는 다름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삶을 실천, 자기주도적 꿈 찾기를 통해 스스로 설 수 있는 교육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7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우리는 누군가와 한 끼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곤 한다. 어쩌면 음식에는 사람 간의 소통을 도와주는 신비한 힘이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이 점점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면서 어떻게 하면 각기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가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어떤 훌륭한 정책이나 제도를 기획하기 이전에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며 먹는 따뜻한 밥 한 끼에서 그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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