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숭례문
상태바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숭례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5.04 0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8년 2월 10일, 한 사람의 방화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국보 1호 숭례문이 활활 타오르는 불에 휩싸인 채 무너져 내렸다. 우리 국민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은 날이었다. 그로부터 5년 3개월이 지나 드디어 숭례문이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우리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숭례문 복구 기념식’(5.4)에 앞서 언론에 공개된 숭례문을 찾아가 보았다.

역사적인 교훈 위해 불에 탄 목부재 그대로 놔둬

지난 4월 29일, 숭례문의 아픔을 아는 듯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아침이 되자 그쳤다.
화재 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진 숭례문은 이제 빌딩 숲 한가운데 외롭게 서 있던 건물이 아니다. 시원하게 양 옆으로 뻗은 성곽(좌 16m, 우 53m)은 일제강점기 때 잃어버렸던 성곽 일부를 복원한 것이다. 현대적인 기법을 전혀 쓰지 않고 메, 쐐기 등 전통 도구를 이용하여 돌을 가르고 망치와 정 등 전통도구를 이용하여 가공했다. 출입문인 홍예문으로 들어서자 천장의 용 그림이 숭례문의 위엄을 더해주었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올라 화재로 90%가 소실되었던 2층 문루에 올라가니 곳곳에 불에 그을린 옛 부재(部材)가 새 부재(部材)와 공존하고 있다. “어린이와 국민들에게 역사적인 교훈을 주기 위해 일부 불에 탄 목부재에 색을 칠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어요.” 단청에 대해 설명하던 홍창원 단청장이 말했다.
 

 

 

전통기법과 도구를 활용, 옛 모습 되찾다

“복구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둔 것이 전통기법과 도구들을 활용해서 옛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또한 화재로부터 지킬 수 있는 시설을 잘 갖추어서 다시는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강경환 문화재보존국장은 문화재청의 입장을 밝혔다.
1962년 숭례문 중수 공사에 참여한 데 이어 이번에 숭례문 목공사의 총책임자인 신응수 도편수는 “숭례문에 대해 어느 장인 못지않게 애정이 많다. 이번에 복구돼서 천년 이상 국민의 품에 설 수 있게끔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숭례문 경축행사,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의미의 ‘상생’

 ‘숭례문, 문화의 새문이 열리다’는 슬로건으로 5월 4일(토) 숭례문과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숭례문 복구 기념식 및 경축행사가 열렸다.
이번 경축행사의 주제는 비나리 ‘상생’인데, 연출을 맡은 이윤택(61세, 연극 연출가) 씨는 ‘상생’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큰 대문인 숭례문 복구를 계기로 남과 북, 여와 야, 보수와 진보, 동과 서, 중앙과 지역 등 서로 대립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태조 7년(1398)에 창건된 이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수많은 시련을 견디며 600년이 넘도록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숭례문은 우리 조상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낸 자랑스럽고 찬란한 우리의 역사이자 문화유산이다. 아울러 조상들이 물려준 유산을 지켜내지 못한 부끄러운 우리의 문화보존의식과 국민의식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하는 교훈이기도 하다.

김량희 기자 kimrh@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