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전 재산이 24만원? 짐바브웨의 끝나지 않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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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 재산이 24만원? 짐바브웨의 끝나지 않는 고통
짐바브웨 하라레 이진우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3.16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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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국가파산 위기

 

 

얼마 전 텐다이 비티 짐바브웨 재무장관은 정부의 전 재산이 217달러(약 24만 원)밖에 남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국가파산 신고와 다름없는 이 발표에 짐바브웨 국민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짐바브웨가 파산 위기에 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정부가 재정 적자를 메운다는 명목 하에 화폐를 마구 찍어낸 것이 원인이 되어, 짐바브웨 달러의 가치가 휴지조각만도 못하게 되면서, 2008년에도 파산 위기에 처했던 전적을 가지고 있다. 당시 짐바브웨를 여행하던 중 만났던 어느 농민이 가지고 있던 돈을 태우면서, 기니피그(쥐목 천축서과의 포유류)를 구워먹던 모습은 아직까지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 사건 이후 짐바브웨 정부가 자국 화폐를 버리고 미국 달러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파산 위기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5년 만에 다시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된 것이다. 남아프리카 최대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짐바브웨가 오늘날 이런 어려움을 겪게 된 원인은 자연재해도, 사회구조적 문제도 아닌 바로 사람에게 있었다.

정치인들의 부패로 국민 고통 심화

 

 

짐바브웨에는 아프리카 최대의 인공 저수지인 ‘카리바 호수’가 있다. 그 크기만큼 저장된 수량(水量) 역시 엄청나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은 언제나 물 부족 상태에 시달린다. 이런 현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아 현지인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그는 정부가 물을 정수할 약품을 살 돈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매달 일정 금액의 물세를 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내는 세금은 대체 어디에 쓰이는 것일까?
이런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시내 중심가에는 일부 정치인이나 고위 인사 소유의 고급 승용차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현실은 이렇다. 국민이 낸 세금이나 다른 나라로부터 얻은 차관의 상당 부분이 일부 고위층의 호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부패한 정치인과 고위인사의 탐욕이야말로 짐바브웨 경제위기의 진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과거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지식인을 중심으로 원조 받는 나라에서 벗어나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짐바브웨를 이끌어나갈 다음 시대의 리더가 가져야 할 자질 중 하나는 개인의 사리사욕보다 국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애민정신이라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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