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해 몸부림치는 고려인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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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해 몸부림치는 고려인의 오늘…
연재 기획특집 REPORT -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후예-②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3.0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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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에게 찾아온 또 한 번의 시련

1953년 스탈린이 사망한 후 고려인 이주 제한 정책이 해제되면서, 고려인은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전 지역으로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이후 특유의 근면함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현지인 못지않은 부를 쌓아가는 등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듯 보였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또 한 번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러시아에서 독립한 여러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국가의 정체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강력한 민족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타 민족에 대한 배척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어렵게 타국에 정착한 고려인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사건이었다.
그중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언어 문제다.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그동안 사용해오던 러시아어 대신 자민족 언어를 국어로 지정하면서, 상대적으로 해당국가의 언어 사용이 어려웠던 고려인은 결국 또 다시 사회의 언저리로 밀려나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조국이 둘이나(?) 있어도 갈 곳이 없다

오늘날 고려인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를 꼽자면 ‘무국적 고려인’ 문제를 들 수 있다. 54만 고려인 중 약 10%에 달하는 5만여 명이 해당 국가의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무국적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국적이 없단 이유로 교육·경제·의료와 같은 기본적인 사회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무국적 상태는 자연스럽게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다고 한다. 현지에서 정원사로 일하고 있는 한 무국적 고려인은 국적이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여행을 하지도 못하고, 의료혜택이나 교육도 받지 못하며, 직업도 마음대로 고를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고된 노동뿐이라며 탄식했다.
고려인 농민들의 삶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다. 조사에 의하면 현재 고려인 농민들의 연간소득은 3,000달러(한화 320만 원)도 안 된다고 한다. 게다가 대부분 자기 땅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 위해선 비싼 임대료를 줘야 하며,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나 종자 등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10%가 넘는 고리를 주고 돈을 빌려야 하는 것이 그들이 처한 현실이다.

 

 

이처럼 오늘날 고려인은 차별과 가난 앞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이 문제를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가 아닐까?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고려인에 대한 더 큰 관심을 가지고 고려인 정착 지원, 문화적 교류 등 한민족 공동체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고려인의 성공신화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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