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없는 설움, 눈물과 한(恨)의 고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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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없는 설움, 눈물과 한(恨)의 고려인
연재 기획 특집 리포트 카자흐스탄 알마티정영광 통신원 -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후예-②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3.0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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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앙아시아에는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는 또 하나의 한국인이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만리타국에 우리의 동포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게 된 것일까? 편집부에서는 이번에 기획특집으로 한으로 점철된 고려인의 이주 역사를 되짚어 보며, 오늘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취재하였다.

현재 러시아·중앙아시아에만 55만 명 거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은 약 120개의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다민족 국가다. 카자흐스탄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소수민족 중에 유난히 한국인의 눈길을 끄는 이들이 있다. 현지에서는 ‘카레이스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 과거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우리의 핏줄 고려인(高麗人)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만 약 10만여 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등을 포함하면 약 55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제이주 후 설움과 시련 견뎌내

 

 

고려인의 역사는 과거 1800년대 중반 타락한 관리와 양반의 폭정, 가뭄과 폭풍우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극심한 경제난을 못 이겨 수많은 조선인이 국경을 넘어 러시아 프리모스스키(연해주)로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되면서 또 한 번 수많은 한국인이 연해주로 이주해 한인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연해주에 정착한 고려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쳐온다.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명령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때 약 17만 명의 고려인이 화물열차에 짐짝처럼 실려 와서 중앙아시아의 황량한 벌판에 내팽개쳐졌다. 도중에 수많은 고려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살아갈 준비를 해야만 했다.
버려진 주택을 수리하거나 땅굴을 파 움막을 지으며 정착을 시작한 고려인은 특유의 근면함과 성실함으로 황무지를 개척해나갔다. 이후 집단농장을 형성하는 등 부를 쌓아갔고, 러시아 소수민족 가운데서도 가장 인정받는 민족으로 자리잡아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지 고려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야 했던 차별과 설움도 많았다고 한다. 당시 부모와 함께 이주해온 김마이야(76세) 씨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히 고려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늘 고립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학창시절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 땅에 정착하도록 도와준 카자흐스탄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결코 빼놓지 않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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