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국의 품격,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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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국의 품격,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창민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1.1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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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황제의 겨울 휴양지로 사용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모스크바와 더불어 러시아를 대표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인체에 비유하자면 수도인 모스크바가 정치·경제의 중심지로서 심장과 같은 곳이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문화와 교육의 중심지로 머리와 같은 곳이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과거 러시아를 유럽의 대제국으로 만들고자 했던 표트르 대제(재위 1682~1725)의 야망이 만들어낸 웅장한 건축물들은 오늘날까지 도시를 지키며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바로 ‘겨울궁전’이다.
표트르 대제의 딸 엘리자베타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겨울궁전은 볼셰비키 혁명으로 러시아 제정이 막을 내리기 전까지 러시아 황제의 겨울 휴양지로 사용되던 곳이다. 이후 궁전의 일부를 국립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바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박물관이자 루브르, 대영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박물관 외관에는 바로크 양식 특유의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화려함 속에 감춰진 서글픈 역사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입이 벌어진다. 내부에는 약 1000여 개의 방이 있으며, 다양한 시대에 만들어진 270만 점 가량의 예술품이 소장되어 있다. 만약 박물관 내에 있는 모든 예술품을 관람하려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소장품 중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피카소·고흐와 같은 세계적인 화가의 그림도 있어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발길이 일 년 내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화려한 건축물에는 서글픈 역사가 담겨 있다. 과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강제로 동원된 노동자와 농민의 희생을 통해 건설되어, ‘흰 뼈들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겨울궁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겨울궁전 건축 현장 역시 겨울이면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는 악명 높은 곳이었다 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라는 그림이다. 그림 속에는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아버지와 둘째 아들, 그리고 큰 아들의 마음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그림을 보는 내내 성경 속 탕자의 이야기가 필자의 마음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찰나의 순간, 한 장의 그림을 통해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주는 것이야말로 예술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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