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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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11.2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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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처음 오르는 사람은 정상에 빨리 오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기만 한다. 그러나 산을 자주 타는 사람은 내려올 걸 생각해서 체력을 안분한다. 산을 오르는 목적은 무사히 출발지로 다시 내려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저서 ‘내려가는 연습’에 나오는 내용인데, 충분히 공감이 간다.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과 오르는 데만 목적을 두는 사람은 다른 점이 많다. 오르는 데만 목적을 둔 사람이 더 빨리 오를 순 있지만, 그곳은 정착해서 살 만한 곳이 아니다. 그리고 정상은 여정의 절반에 지나지 않기에 잠시 산 아래의 풍경을 즐기다가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가야 한다.
마지막이 아닌, 중간에도 내리막길이 있다. 그것은 똑똑해도, 열심히 살아도 누구든지 만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길이 고통스럽겠지만 평소에 내려가는 연습, 받아들이는 연습이 되어 있으면 그 길은 무척 홀가분하고 평화로울 수 있다.

박문택 변호사/ 법률사무소 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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