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의 개념을 바꾸다 볼리비아 상 페드로 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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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의 개념을 바꾸다 볼리비아 상 페드로 교도소
Global 생생 Report 볼리비아 산타크루스=강경륜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11.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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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 스스로 운영하는 독특한 시스템

남미대륙 중부에 있는 볼리비아는 남미 최빈국 중 하나로 손꼽히는 나라로서, 국민 대다수가 여전히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해발 3,600m에 있는 도시 라파스는 볼리비아 최대의 도시이자 정치ㆍ경제ㆍ문화의 중심지이며 실질적인 수도이다.(헌법상의 수도는 수크레) 
최근 라파스에 있는 한 교도소가 볼리비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 ‘상 페드로 교도소’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이유는 독특한 교정 시스템 때문이다. 과거 수도원으로 사용되다가 1895년부터 교도소로 사용되기 시작한 상 페드로 교도소는 처음에 300명 정도의 재소자를 수용하기 시작해 현재는 2,00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육중한 철문을 열고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 보면 누구도 이곳을 교도소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교도소 안에는 죄수복을 입고 있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으며, 뛰어노는 아이들과 시장, 식당, 병원, 교회가 있어 볼리비아의 여느 마을과 똑같은 모습이 펼쳐진다. 생활에 필요한 기초 시설은 물론 축구장과 같은 편의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교도소의 운영도 재소자의 몫이다. 선거를 통해 대표와 운영위원회를 뽑아 교도소 운영을 맡긴다.

빈부 격차 존재하는 사회의 축소판

상 페드로 교도소는 식사를 포함한 별도의 복지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재소자는 교도소 내에 있는 공공시설에서 일하거나, 시장에서 장사하는 등의 경제활동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
교도소 안은 총 8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구역간의 빈부 격차도 상당히 큰 편이다. 돈을 내면 원하는 집을 사거나 빌려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부유한 재소자는 마당에 잔디가 깔린 호화로운 집에서 생활하며, 가난한 재소자는 방 한 칸에서 4~5명이 함께 살기도 한다.
교도소 내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재소자도 많다. 현재 약 200여 명의 아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부에는 학교가 없어서 아이들은 외부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 아이들에게는 교도소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특권을 준 셈이다.
국가의 열악한 재정 상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도소 운영을 재소자에게 맡기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상 페드로 교도소의 독특한 교정 시스템이 앞으로 볼리비아 내에서 하나의 화젯거리로만 남게 될지, 아니면 교정 시스템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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