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에서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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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에서는 지금…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이해석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10.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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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사랑하는 음료의 탄생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에 위치한 에티오피아는 오늘날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료인 커피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커피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6세기경 에티오피아의 목동 ‘칼디’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설이 유력하게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자신이 기르던 염소가 빨간 열매를 먹은 후 밤새 흥분해 돌아다니는 것을 본 그는 직접 열매를 먹어 본 후 피로감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그 후 그는 붉은 열매를 수도원에 전하게 되었고, 커피의 효능을 안 수사들이 잠을 쫓기 위해 열매를 갈아 물과 함께 마시게 된 것이 커피의 기원이라고 한다. 커피라는 이름 역시 에티오피아 고산지대의 지명인 ‘카파(kappa)’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커피의 종주국답게 에티오피아 국민은 커피에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생산되는 커피의 40%는 자국민이 소비한다고 한다. 또, 커피는 국가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가난한 나라 에티오피아의 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 

 

 

현지에서는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우정의 표시로 ‘분나 마파르트’라는 일종의 환영식을 열어준다. 먼저 유칼립투스(도금양과의 나무)를 태워 연기를 피운 후, 깨끗이 씻은 생두를 볶아 돌아가며 향을 음미하게 한다. 그 다음 작은 절구에 원두를 갈아 ‘제베나(Jebena)’라고 부르는 흙으로 만든 전통 주전자에 끓인다.
커피가 완성되면 연장자, 손님 순으로 마시게 되는데, 이때 반드시 세 잔 이상을 마시는 것이 이곳의 전통이다. 첫 잔은 맛을 의미하고 두 번째 잔은 행운을, 세 번째 잔은 축복을 의미한다고 한다.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팝콘이나 다보(에티오피아 전통빵)를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곤 한다. 이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서 마음을 이어주는 도구인 셈이다.
그러나 이처럼 커피를 소중히 생각하는 에티오피아에서 최근 커피 농가가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 이는 1년에 한 번밖에 수확할 수 없는데다, 가격도 자주 변하는 커피를 대신해 한 해에도 여러 번 수확할 수 있고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는 ‘짜트’라는 작물을 키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짜트’는 환각제의 일종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해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작물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돈만 벌면 된다는 물질 만능주의가 에티오피아인의 자부심과 전통마저 조금씩 밀어내는 것 같아 왠지 모를 씁쓸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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